비장의 카드가 비난으로…박찬주 논란에 한국당 계획 '타격'

[the300]'안보 간판' 인재영입 차질, 속도전에서 신중모드로 전환 "정해진건 없다"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로 거론됐다가 공관병 갑질 논란 등으로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황교안은 왜 박찬주를 원했나
-文정권 안보실정 부각시킬 간판 필요…한국당, 2차 영입 발표 무기한 연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영입 1호로 추진했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 전 대장이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의혹을 적극 해명했지만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등 오히려 논란이 커졌다. 군인권센터는 박 전 대장과 관련한 '갑질 의혹' 등을 제기해왔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가 '박찬주 카드'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장을 2차 영입 명단에 포함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이 없는지 면밀하게 잘 살펴서 시기와 범위를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영입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이냐'고 재차 묻자 "국민이 우려하는 바가 있으니까 잘 살피겠다"고 답했다. 영입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은 답변이었다.

다만 실제 영입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주 예정됐던 2차 영입 대상자 발표 자체가 미뤄졌다.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총선기획단 1차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발표는 없다. 정해진 건 없고 시간을 가지고 한다는 게 우리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찬주 논란'으로 인재영입 시작부터 홍역을 치른 만큼 당 안팎의 의견을 들어 보다 신중하게 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가 '삼청교육대 발언' 등을 어떻게 판단할지도 변수다. 황 대표는 총선기획단 임명장 수여식 이후 기자들이 이날 오전에 있었던 기자회견의 '삼청교육대 발언' 등에 대해 묻자 "제가 왔다 갔다 하느라 듣지는 못했다.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에 말하겠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로 거론됐다가 공관병 갑질 논란 등으로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그동안 황 대표는 박 전 대장을 영입하기 위해 대전에서 직접 만나는 등 공을 들였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 실정에 맞서 전면에 내세울 적합한 인물로 판단한 것이다. '공관병 갑질 의혹' 등은 사법절차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 가능하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박 전 대장이 억울한 측면이 상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날 박 전 대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본인이 소위 군내 '적폐수사'에 희생양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대장은 "장수는 목을 칠지언정 모욕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게 동서고금의 진리"라며 "그런데 이 정부는 4성 장군을 포승줄에 묵어서 활용했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부하를 아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란 해명이 황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장은 해당 혐의에 대해 몸이 아픈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서 고향에서 부대장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하의 부탁을 들어줬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박 전 대장은 이날 "'고향에서 대대장 한번 더하게 해주시면 좋겠다'고 해서 문자 그대로 인사처장 불러서 검토해봐라 하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문제가 된 걸 알았다"며 "400만원 벌금이 부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에게 사적 업무를 시키는 등 '갑질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가혹행위 혐의 등을 불기소 처분했다. 뇌물수수 혐의는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다만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만 인정돼 2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삼청교육대 가야" "감 따기, 임무수행" "파티는 같이 즐긴 것"
-박찬주 전 대장 4일 해명 기자회견…의혹에 적극 반박


박 전 대장은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의혹에 적극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거침없는 말을 쏟아냈다.

특히 군대 경험이 없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의 경력을 문제 삼았다. 박 전 대장은 "군대에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군에 대해서 (비판)하는 게 옳지 않다 생각하고, 동조하는 정치인들도 각성해야 한다" "임태훈 소장을 무고죄,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무차별적인 인권탄압의 상징인 삼청교육대를 거론한 탓에 논란이 일었다. 삼청교육대는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이 발령된 직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가 사회정화정책으로 군부대 내에 설치한 기관이다. 전두환 정권 초 대표적 인권침해 사례로 꼽힌다.

또 박 전 대장은 '갑질 의혹'에 정당한 업무지시였다고 항변했다. "제가 '감을 따라', '골프공을 주워와라'고 시켰다는데 이것은 부려먹는 게 아니라 공관병 편제표상 임무수행"이라며 "취사병은 총 대신 국자를 잡는 것이 의무고, 군악대는 나팔을 부는 것이 편제표에 따른 의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공관에서 자신의 아들과 친구들이 바비큐 파티를 벌였고 공관병들이 이를 준비했다는 의혹도 "같이 도와가면서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들이 일방적으로 서빙을 한 것도 아니고 같이 (파티를) 한 것"이라며 "당시 사진도 내가 들고 있는데, 공관병들의 표정을 보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고 같이 즐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30 세대가 자신에게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것에도 반박했다. 박 전 대장은 "군대 갔다 온 사람들, 또 서울역에서 만난 어떤 병사는 저를 보고 너무 화가 난다고 하더라. 후방에서 꿀 빨던 놈들(편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대장을 이렇게 한다는 게 가슴 아프고 속상하다는 것"이라며 "그런 2030 분위기가 많다는 점을 참고해 달라"고 밝혔다.

박 전 대장은 우리 군대의 현 상황에 '민병대'라는 표현도 썼다. 박 전 대장은 "저를 불러낸 건 황교안(한국당 대표)이 아니고 문재인(대통령)"이라며 "우리 군은 2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 최강 군대였는데 현역 장교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제게 보낸 메신지가 '군대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전쟁 못 치른다'는 말과 함께 '민병대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말이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로 거론됐다가 공관병 갑질 논란 등으로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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