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ICBM 이동식발사대로 보는 게 맞다"(종합)

[the300]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김정은, ‘12월 북미정상회담’ 설정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서훈 국정원장과 간부들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 국정감사에 참석해 감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김상균 2차장. 2019.11.04. photo@newsis.com

국가정보원은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 것은 이동식발사대(TEL)로 보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의 ICBM은 TEL에서 쏠 수 없다’고 했던 발언을 뒤집은 셈이다.

청와대가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기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ICBM 불가론’을 띄우는 반면, 국정원과 국방부 등 정보·국방당국은 이동식발사대를 통한 ICBM 발사 가능성을 인정하며 청와대 인식과 엇박자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이동식발사대에 ICBM을 싣고 일정한 지점에 발사대를 거치한 뒤 ICBM을 발사하는 것이 이동식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이동식이 맞다”고 답했다고 정보위 야당 간사인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북한의 이동식발사대 능력의 평가에 대한 엇박자가 있어서) 이런 답변을 얻어 낸 것”이라며 “오늘 질의를 통해 서 원장으로부터 이동식발사대로 볼 수 있다는 정확한 답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의용 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이 폐기되면 ICBM은 발사하지 못하게 된다. 지금 저희가 볼 때 ICBM은 TEL로 발사하기 어렵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北, 신형 잠수함 건조 마무리…SLBM 추가 도발 가능성

국정원은 북한의 추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가능성도 보고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진수하게 되면 잠수함에서 SLBM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있어 주시 중이라고 국정원은 밝혔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북한은 신포 조선소에서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해 SLBM 발사관을 장착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전폭은 약 7미터, 전장은 약 80미터로 추정되고 현재 건조 공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국정원은 관련 동향을 추적 중”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지난달 2일 북극성-3형 발사에 대해 “신규 제작한 수중 발사장비에 장착해 해저에서 쐈다. 북극성-1형에 비해 비행성능과 탄두탑재 능력이 향상됐다”고 보고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 미사일이 액체에서 고체연료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의원은 “고체연료는 사전준비가 없어 우리가 인식하기 어렵다. 고체연료가 (완성)되면 상당히 위협요인이 된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아직 고체연료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게 국정원 판단”이라고 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방치중’, 영변은 ‘가동중단’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해 5월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경우 현재 방치 상태에 있다고 보고했다. 풍계리 경비부대 쪽에서는 지난 8~9월 태풍으로 도로·교량이 유실돼 피해가 많아 이에 대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영변 핵단지 내 5메가와트 원자로도 지난해 11월 말부터 가동 중단된 상태로 파악됐다. 재처리 시설은 유지·점검 이외에 별다른 징후가 없고, 우라늄 농축시설은 가동하고 있으며 실험용 경수로는 내부 공사중이라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동창리 동향에 대해서는 “지난 3월 외형 복원 후 특이 동향이 없으며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와 장진 미사일 생산 공장은 통상적인 활동이 계속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시설 철거 요구와 관련해 “대남·대미를 협박하는 것이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시찰에 참석했는데, 내재적으로 대미 협박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김정은, 12월 북미정상회담 정해놨다…연내 방중 가능성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3차 북미정상회담 시점을 12월로 설정해 놨다고 파악했다. 북미 실무협상은 11월 중, 늦어도 12월초 개최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의원은 “김 위원장은 12월에 북미정상회담을 정해놓은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이 협상 시한을 올해 말로 제시한바 있어 늦어도 12월초까지는 실무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북미정상회담과 맞물린 김 위원장의 연내 중국 방문 가능성도 보고됐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연내 방중 문제가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하노이 회담 전 방중한 전례 등을 보면 3차 회담 전 연내 방중 가능성이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 했다.

◇김정일 이복동생 김평일 체코대사 곧 귀국

국정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체코주재 북한대사가 조만간 교체돼 북한으로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평일은 김일성의 두번째 부인인 김성애의 장남이다.

김평일은 1979년 주 유고슬라비아 주재 무관으로 발령난 후 귀국하지 못하고 가족들과 40년째 유럽에서 살고 있다. 김평일은 1998년 폴란드주재 북한대사로 발령났고, 16년만인 2015년 1월 체코주재 북한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평일이 오랜 유럽생활은 그의 위상이 커질 것을 우려한 김정은의 견제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김평일의 누나인 김경진의 남편이자 오스트리아주재 북한 대사인 김광섭도 조만간 교체돼 김경진과 동반 귀국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민간사찰’ 논란에 국정원 “대공수사 프로세스 전반 점검”

국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의 내사 사건과 관련, 언론에서 제기된 ‘민간인 사찰’ 논란에 대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인권침해·직권남용·민간사찰 등의 우려가 없도록 대공수사 프로세스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신규 국보법 위반 사건에 대한 내사는 심사위원회를 가동해 엄격한 기준 하에 착수하고, 진행 중인 내사 사건도 지속할 필요성을 정기 평가하기로 했다. 일정 기간이 경과할 경우 종결하는 일몰제 도입 등 개선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현재 시민단체 고발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만큼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으며 결과에 따라 책임질 것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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