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北김정은·징용 日아베와 '흐림'…방위비 美트럼프 '구름'

[the300]文대통령 임기반환점 '외교과제' 첩첩...남북·한일 '정상외교' 복원 시급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삼지연초대소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2018.9.20/뉴스1

"가장 잘 한 것이라면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한 것이다".

노영민 비서실장이 지난 1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에 대해 내놓은 자평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두드러진 성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국면 조성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꼽은 것이다.

남·북·미 정상의 '6.30 판문점 회동'은 문재인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한반도 평화와 전쟁 위협 제거의 성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2차 북미 정상회담(2월 하노이) 결렬 이후 교착 상태가 이어진 북미 관계가 지난달 실무협상 재개로 본궤도에 오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해결해야 할 한반도 외교 과제는 켜켜이 쌓여 있다. 당장 남북·한일 관계의 꼬인 실타래를 풀어내기 위한 '정상외교' 복원이 시급해 보인다.

북한 비핵화의 외교적 해결 과정은 '중재·촉진역'을 맡은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자 신뢰에 바탕한 '톱다운 외교'의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여파로 남북 관계는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가까스로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성사된 북미 실무협상도 '비핵화-상응 조치'를 둘러싼 이견 탓에 무위로 끝났다. 

제74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월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으로선 북미 협상 진전없이는 경색된 남북 관계를 눅여 낼 묘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에게 지난달 30일 조의문을 전달하기도 했지만 북한은 이튿날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 

남북 정상의 최소한의 신뢰가 여전하다는 방증이지만, 북미 관계가 이보다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연말까지 실무협상 재개와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모멘텀이 마련되지 못 하면 한반도 정세가 문 대통령 취임 당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굳건한 동맹 관계를 기초로 북핵 문제에서 공조하고 있는 한미 관계도 마냥 매끄러운 건 아니다. 한미 정상의 신뢰는 탄탄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과 대(對) 중국 견제 정책인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압박은 예사롭지 않다. 

당장 이달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 체결을 위한 3차 회의부터 인상 압박이 노골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23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론' 요청에도 사실상 묵묵부답이다.

최악의 한일 관계는 문 대통령에겐 '발등의 불'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지난 달 방일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단독회담 성사로 파국을 피하기 위한 외교적 해법찾기는 시작됐다. 하지만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한일 양국의 '원칙'이 맞서면서 접점 마련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태국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오전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린 노보텔 방콕 임팩트의 정상 대기장에서 아베 총리와 11분간 단독 환담을 했다. 

약식이긴 하지만 약 13개월 만의 대화다운 대화였다. 먼저 도착한 문 대통령이 뒤늦게 온 아베 총리를 적극적으로 옆자리로 인도해 예정에 없던 환담이 성사됐다. 두 정상은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양국 외교부를 공식 채널로 진행되고 있는 외교적 협의에서 실질적인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2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커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8.9.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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