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주도에서 서울로 상륙…왕서방 '집중 구매' 지역은?

[the300]지난해 중국인 구로구서 1000억원어치 주택 매입…중구·은평구·중랑구 등 '급증'

중국 국적 ‘부동산 큰손’의 입맛이 제주도 관광리조트에서 서울시 주택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 거주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 구로구·금천구 외에도 은평구와 중구, 중랑구에서 중국인의 주택 매입이 늘었다. 5년전에 비해 주택 거래량과 금액이 평균 3배 이상, 많은 곳은 8배까지 증가했다. 정부의 ‘투기 과열 억제’  정책이 중국 ‘왕서방’의 배를 채워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왕서방의 ‘은평구 사랑’이 특히 두드러진다. 지난해 은평구에서 ‘왕서방’이 사들인 주택은 59채, 거래금액은 189억7700만원이다. 2017년에도 중국인은 144억3900만원을 들여 은평구 주택 55채를 사들였다. 불과 2015년 매수기록이 26건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1채당 평균 매수단가도 2015년 기준 2억1000만원에서 2018년 기준 3억5600만원으로 70% 가량 급증했다.

명동과 중국대사관 등이 있는 중구의 경우 중국인은 2017년 주택 32채를 총 151억5200만원에 매수했다. ‘8·2 종합 부동산대책’이 나온 시기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17채(총 매수액 70억원)으로 주춤했지만 올 상반기에만 13채(68억원)만 사들여 적극적 매수 패턴을 나타냈다. 

중랑구의 경우 2015년 중국인 매수 주택건수는 6건, 누적 거래액 13억88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8건, 매수금액 125억8700만원으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미국인은 연평균 4~6채 매수 기록만 유지됐다.

국내 거주 중국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구로구는 중국인 주택 매입비용이 한 해 1000억원을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149건(총 매수액 395억원)이었던 구로구의 중국인 주택 구입은 △2017년 321건(816억4200만원) △2018년 332건(986억3500만원) 등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도 2019년 8월까지 146건(453억9300만원)의 주택 매수 거래를 했다. 금천구에선 같은 기간 외국인이 산 635채 중 588채(92.6%)를 중국인이 샀다.

 불과 6~7년 전만 해도 중국인의 관심은 제주도 대규모 관광지 사업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중국인의 제주도 보유 토지는 970만㎡를 기록했다. 크고 작은 주택과 팬션뿐만 아니라 대규모 투자업체가 들어온 광지 사업장 부지만 180만 9000㎡에 달했다. 중국 ‘왕서방’들은 주로 제주도 산과 바다에 리조트, 콘도, 호텔, 헬스케어타운 조성을 목적으로 ‘뭉칫돈’을 굴렸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중국인의 제주도 부동산 투자는 주춤했다.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 정부가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제한하는 등 외부요인이 있었다.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 억제 정책도 영향을 끼쳤다.
 
때마침 우리 정부가 2017년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DTI(총부채상환비율)을 40%로 축소하는 등 투기 과열 방지책을 내놓으면서 주요 부동산 투자자가 외국인, 그 중에서도 중국인이 급증하는 ‘손바뀜’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일본·미국 투자자와 중국 ‘큰손’간 격차는 올들어 더 벌어지고 있다. 

올 8월까지 미국인이 서울 190채(18.8%)를 사는 동안 중국인은 619채를 샀다. 중국인 비중은 61.2%까지 높아졌다.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과거 중국 자본의 제주도 땅 사재기 및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일었다가 거품이 빨리 꺼진 사례를 곰곰이 살펴봐야 한다”며 “정부의 왜곡된 ‘투기 억제’ 정책이 도리어 국내 부동산 시장의 왜곡을 일으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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