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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달 31일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에 성공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2019.11.01.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북한이 스스로 정한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을 약 두 달 앞두고 또다시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했다. 북미실무협상 '노딜' 후 약 한 달 간 미국 측 재협상 제안에 호응하지 않고 있는 중에 감행한 발사다. 그럼에도 북한이 연내 협상에 다시 나설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제기된다.

◇북한 "초대형방사포 사격 성공적 진행" 주장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전날 "또 한차례의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성과(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신문은 국방과학원이 "초대형방사포의 연속사격체계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데 목적을 두고 시험사격을 조직하였다"며 "연속사격체계의 안전성검열을 통해 유일무이한 우리식 초대형방사포무기체계의 전투적성능과 실전능력완벽성이 확증되였다"고 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한 지 29일만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미실무협상이 ‘노딜’로 끝난 뒤 미국 측의 재협상 요구엔 응하지 않은 채 발사체 발사를 감행한 것이다.

북한이 주요 인사들을 앞세워 대미 압박 메시지를 발신하던 중 이뤄진 사격인 만큼, 이를 대미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고문(10월 24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10월27일),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보도일 기준 10월 29일) 명의 담화나 연설로 미국의 입장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다만 이번 발사가 재래식 무기 개발 등 대내적 목적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북한이 올해 5월 이후 12번 쏜 발사체 중 일부는 ‘대미용’일 가능성이 높다. 9월 9일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용의를 밝힌 다음날 쏜 발사체와 북미실무협상 목전인 지난달 2일 발사한 SLBM 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집중적으로 단행한 발사는 군사훈련 차원의 대내용으로도 해석돼 왔다. 북한이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을 한 건 지난 8월24일과 9월10일에 이어 세 번째인데, 직전 발사 당시 "연발 사격시험만 진행하면 될 것"이라며 추가 시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北 무응답·발사체 도발 속에서도 수위조절 =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앞선 두차례의 방사포 발사 때와 다르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격 참관이 보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이번 사격에대한 '보고를 받았다'고만 보도했다. 지난달 SLBM 발사 때와 동일하다. 

이를 두고 북한이 북미협상 기간 '수위조절'을 하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SLBM발사때 처럼 김 위원장 참관 여부가 모호하다"며 "판을 깨지 않으려고 대미·대남상황을 고려한 것"이라 밝혔다.

수위조절로 해석되는 조치는 앞선 대미 경고 메시지에도 발견됐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지난해 북미협상 책임자 김영철 부위원장을 내세워 “(북미정상간) 친분관계는 결코 민심을 외면 할 수 없다"며 한층 공세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당 통일전선부 산하 조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의 담화로 해 외무성 담화 대비 격을 낮췄다. 

판을 깨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이는 이 같은 시도들은 북한이 올해 내 미국과 다시 비핵화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한다. 북한이 지난 4일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을 통해 스스로 정한 '연말 시한'을 넘기기 전 미국을 압박하면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재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지난 스톡홀름 협상이 구체적 의제 논의 대신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서 끝난 걸로 알려진만큼, 북한이 내부 논의 후 미국에 입장을 다시 밝힐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여전히 대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는 31일(현지시간) 북한 발사가 "완전히 부적절한 행위"라면서도 "대화할 여지가 있는 건 분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대화 수용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