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지역구 의석 늘리면 대표성 강화?

[the300]20대 총선 지역구 당선자 득표율 평균 48.9%…"지역구 대표성에 문제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 사진=뉴스1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이 27일 본회의에 부의될 예정인 가운데 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법안대로 △의원정수 300명 △지역구 225석 △연동형 비례대표 75석을 당론으로 강조하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정수 270명 △비례대표제 폐지 △지역구 의석 확대를 주장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국회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구 의석수는 늘리고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면서 의석수 총원은 줄이는 그런 선거법 개정안을 애당초 내놓았다"며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에서 밝혀진 것처럼 우리 당 선거법 개정안이 국민 여론을 제대로 담았다"고 말했다.

 

지역구 의석 확대가 국회의 대표성을 강화한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검증 대상]

 

지역구 의석의 증가가 국회의원들의 대표성을 강화하는지 여부

 

[검증 내용]

 

◇20대 총선 지역구 당선자 득표율 평균 48.9%…"대표성 문제 있다"

 

다수 전문가들은 지역구 의석의 증가가 지역구 유권자들에 대한 의원들의 대표성을 강화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대 총선의 통계는 당선자들이 지역에서 대표성을 가졌다고 할만한 득표율을 보여주지 않는 사례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서 중앙선관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자의 득표율은 평균 48.9%로 전체 투표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를 대표하지만 평균적으로 해당 지역 투표자의 과반은 당선된 의원을 뽑지 않았다. 절반이 넘는 유권자들의 선택이 '사표'가 됐다고도 볼 수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장을 지낸 이내영 고려대학교 교수는 "대표성엔 여러 차원이 있지만 수많은 표를 행사한 유권자 의견이 표심으로 전환되지 않고 사표가 됐다는 점에서 지역구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며 "단순다수제 지역구에서 의석 결정에 반영되지 않은 사표가 많다"고 말했다.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총선 때 투표를 하는 사람과 안하는 사람을 따져 당선자의 득표율을 보면 실질적으로 4분의1 밖에 안된다"며 "대표의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절대다수제(결선투표제)로 가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전국 투표율 58%…지역구 유권자 4분의1 선택 받고 당선된 셈

 

20대 총선의 전국 투표율이 58%였던 것을 고려하면 지역구 대표인 당선자가 정당성을 가졌다고 보기가 더욱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역구 당선자들은 해당 지역 유권자 4분의1 가량의 선택을 받고 당선된 셈이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20대 총선 지역구 선거의 당선자 득표율은 전체 선거인 수 대비 28.07%로 나타났다. 관련 보고서는 이같은 지역구 선거 결과에 대해 "전체 유권자의 4분의1의 지지로 구성된 것으로 나머지 4분의3 유권자는 정치적 대표를 갖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개별 의원을 보더라도 과반 지지를 받은 의원은 전체의 절반을 넘지 않는다. 20대 총선 지역구 선거에서 50%가 넘는 득표로 당선된 의원은 전체 지역구 의원 253명 중 109명(43%)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구 증가·비례제도 폐지'는 절름발이 선거제도 강화"

 

이처럼 많은 사표를 발생시키는 현행 지역구 선거(소선거구 단순다수제)는 이미 오랫동안 '승자독식형' 선거제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내영 교수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제3정당에 대한 지지로 표출되는데 기존 선거제도에서는 제3정당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국회가 지역구에 매몰되지 않은 비례대표 모델을 만들어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구는 없지만 의정활동을 열심히 한다’하는 경험적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욱 교수도 "지역구 의석 확대와 비례대표 폐지는 절름발이 선거제도를 강화하자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 지역대표성, 계층대표성이 모두 부족한데 계층대표성은 0에 수렴해 더 심각하다"며 "어느 한쪽을 줄이는 것이 대표성 강화의 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증결과]

 

대체로 사실 아님

 

20대 총선의 전국 투표율과 당선자의 득표율을 분석한 결과 지역구 당선자들은 지역 유권자 중 약 4분의1의 선택을 받았다. 애초에 투표율이 낮아 지역구 의원의 대표성이 미흡하기 때문에 지역구 의원 확대가 국회의 대표성 강화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다수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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