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국감에도 정책은 오는가

[the300][런치리포트-국감스코어보드]①'조국 블랙홀'에도 곳곳 여야 의원들 분투

해당 기사는 2019-11-15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제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조국 블랙홀’을 벗어나지 못했다. 증인채택 단계부터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정점으로 꼽혔던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법무부 국감 하루 전날 조국 전 장관이 사퇴했지만 여진은 계속됐다. 이슈가 온통 한 곳에 쏠리면서 이렇다 할 ‘국감 스타’도 배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한 정책 질의도 이어졌다. 의미 있는 질의에 변화까지 이끌어낸 의원들도 상당하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 대응책으로 ‘펀드리콜제’를 제안했다. KEB하나은행 등은 이를 도입했다.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현미경 감사’를 들이댄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주무부처 장관들로부터 “R&D 성공판정 기준을 특허 출원이 아닌 등록으로 교체하고, 사업화 실질 평가 툴을 만들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승강기업계에 ‘죽음의 외주화’ 문제를 파고들었다. 지난해 사학유치원 비리를 파헤쳐 스타로 떠올랐던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올해는 사학재단 비리 문제에 집중했다. 박 의원은 사립대 비위 금액이 11년간 약 4177억원이라고 밝혔다. 

소신 발언으로 시선을 모은 이들도 있었다. 가장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법사위에서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여당이면서도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교육위의 김해영 민주당 의원은 정시확대를 주장했다. 김 의원의 소신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입시제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야당에서는 자유한국당 이진복(행정안전위)·성일종(정무위)·송희경(과학기술방송위)·전희경(교육위) 의원, 바른미래당 김성식(기획재정위)·지상욱(정무위) 의원 등이 날카로운 질의로 야성을 보여줬다. 

여야 간 격돌은 상임위를 가리지 않았다. “장관직에 계셔도 문제고 사퇴해도 문제”(이철희 민주당 의원)라는 말을 남긴 법사위는 내내 충돌이 일어났다.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위원장이 “웃기고 앉았네, XX 같은 게”라고 작게 말한 욕설이 마이크를 타고 중계되기도 했다. 

교육위에서는 서울대 국감 등에서 조 전 장관 자녀 의혹에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민주당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자녀 의혹 제기로 맞불을 놨다. 

국방위는 국감 막바지에 ‘계엄령 문건’이 파문을 일으켰다. 야당 흠집내기, 명예훼손이라는 한국당의 반발과 관련자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민주당 간에 충돌이 일어났다. 

과방위 국감에서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정치 편향성을 놓고 공방이 치열했다. 보건복지위 국감에서는 국민연금 개편방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논쟁을 벌였지만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정부의 단일안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답하면서 일단락됐다. 

국감과 무관해 보이는 장면도 연출됐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업체 대표가 조 전 장관을 공개 비판하면서 유명세를 탄 ‘국대떡볶이’를 들고 나왔다. 가맹본부의 원가까지 공개토록 한 가맹사업법 시행령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서였지만 굳이 떡볶이를 가져와야 했느냐는 비판도 따랐다. 이용주 무소속 의원은 ‘산업화’를 거론하며 성인 여성 모양의 ‘리얼돌’을 국감장에 앉혔다. 이 의원은 국감 마지막 날 “신중하지 못한 행동을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기재위 국감에서는 경제 파탄에 빠진 남미국가 베네수엘라가 거의 매일 같이 등장했다. 한국당이 베네수엘라와 한국 경제를 비교하면서 자주 논란이 됐다.

증인대에 선 이들도 눈길을 끌었다. 실시간 검색어 조작 의혹에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기계적으로 나타나는 매크로(자동실행 불법프로그램)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염물질 조작 사건에 연루된 대기업 공장장들이 한꺼번에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LG화학과 GS칼텍스,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의 여수산단 사업장 책임자들이 임이자 한국당 의원의 호통에 따라 머리를 숙여 대국민 사과를 했다. 

행안위에서는 임은정 부장검사의 증인 답변이 여운을 남겼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이 없어져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내부는 난장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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