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대 수익률' 종말…당정, 퇴직연금법 뜯어고친다

[the300]복수 회사 연합 수탁법인 설립, '규모의 경제' 효과…'기금형 퇴직연금' 시대 예고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정부·여당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위한 법 개정에 나선다. 퇴직연금 제도가 국내 도입된 지 14년만이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와 운용 주체 간 경쟁 유도 등을 통해 직장인들을 분노케 하는 ‘연 1%대 수익률’을 끌어 올린다는 구상이다. 

31일 국회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퇴직연금법) 개정안’을 확정하며 2005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후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고용노동부가 수개월 협의 끝에 최종안을 도출한 것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이 ‘기금형 퇴직연금’ 법안을, 같은당 김태년 의원이 ‘디폴트 옵션’ 법안을 각각 대표 발의한다.

이번 정책은 복수의 사용자(회사)가 설립한 수탁법인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다. 상시 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사용자는 다른 회사와 연합해 수탁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또 사용자와 퇴직연금 사업자 간 기존 계약 방식을 허용하면서도 원칙적으로 수탁법인이 신탁에 의해 퇴직연금을 사실상 직접 다루도록 했다. 수탁법인은 자산운용 전문가로 구성되고 근로자 대표가 설립에 참여하기 때문에 수익률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증권·보험사 등 기존 퇴직연금 사업자들에게 동기 부여하는 ‘메기 효과’도 장점으로 꼽힌다. 또 수탁법인은 비영리법인으로 수수료 부담도 적다. 그동안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1%대 낮은 수수료에도 지난해에만 9000억원 규모의 막대한 수수료 이익을 챙기면서 직장인들의 분노를 자초했다.

수탁법인 이사진은  자산운용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들로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가 같은 비율로 구성한다. 퇴직연금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근로자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수탁법인에 대한 감사도 선임해야 한다.

수탁법인 난립과 무분별한 운영을 방지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다. 사용자는 수탁법인 구성에 앞서 설립준비위원회를 꾸려야 하고 이를 통해 수탁법인 설립 허가 신청서를 고용부에 제출해야 한다. 

고용부는 또 수탁법인이 자신이나 제 3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등 불법을 저지른 경우 시정 명령할 수 있고 불응때 해산도 가능하다.

이른바 ‘디폴트 옵션’ 제도 도입된다. 디폴트 옵션은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 제도에서 가입자가 따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설정한 방법으로 상품이 자동 선택되는 방식이다. 바쁜 일상에 쫓겨 DC형 퇴직연금이 방치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기금형 퇴직연금 방식도 수탁법인이 근로자의 신탁을 받아 퇴직연금을 운영하기 때문에 사실상 디폴트 옵션과 유사한 효과가 발생한다.

한정애 의원은 “현행 퇴직연금 제도는 노사의 무관심과 전문성 부족 등으로 노후 보장 수단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직장인들의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며 “노사는 물론 자산운용 전문가가 참여하는 새 제도로 노후 생활 보장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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