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국방위(종합)]‘안보’에 여야 없다?

[the300][2019 국감]함박도·계엄문건에 엇갈린 여야, 정책국감에는 '일치단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스코어보드 대상의원 – 민홍철(민), 김병기(민), 김진표(민), 도종환(민), 최재성(민), 홍영표(민), 하태경(바), 김중로(바), 백승주(한), 박맹우(한), 이종명(한), 이주영(한), 정종섭(한), 황영철(한), 김종대(정), 서청원(무)

정책 비전과 쟁점 현안을 두루 짚었던 국정감사.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에서 국방위원회가 보여준 모습이다. 마지막 종합감사 때 ‘계엄령 문건 원본’ 논란이 불거지며 다소 정쟁국감으로 마무리됐지만, 국방위는 종반까지 ‘정책국감 모범 상임위’의 모습을 유지했다.

◇베스트 의원: 나라일꾼·지역일꾼, 두 마리 토끼 잡았다=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는 국방 정책의 빈틈을 파고드는 집요함과 함께 지역구 주민들의 고충을 해결하려는 따뜻한 손길이 담겼다.

황 의원은 국방개혁 2.0에 따른 접경지역 군부대 통폐합이 강원도 지역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면서 국방부의 정책 보완을 촉구했다. 보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국감장에 최문순 화천군수도 출석시켜 접경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생생하게 전했다.

군 당국이 남북간 합의된 화살머리고지 지역에서만 활발하게 지뢰제거 작업을 하고, 접경지역 인근 매설지에서는 제거 작업을 하지 않아 주민들의 실생활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도 황 의원이 지적한 내용이다.

육군 국감에서는 ‘현장감’ 넘치는 질의가 눈길을 끌었다. 다른 의원들이 대부분 육군의 미래 발전상과 비전 등 큰 그림을 제시하는 가운데, 황 의원은 보좌진의 직접 참관을 통해 확인한 육군훈련소 신병교육 현장에서의 구형장비 사용 문제를 꼬집었다.

◇주연 같은 조연: 시민단체, 정쟁국감 포문 열었다= 국방위의 정책국감 기조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지난 21일 마지막 종합감사에서 위기를 맞았다.

임 소장은 증인출석에 앞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계엄 검토 ‘연루설’을 지목하는 계엄문건 원본을 공개했다. 국방위 여야 의원들은 문건 원본을 받을지 여부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고, 국감은 회의 시작 30분 만에 중단됐다.

회의 재개 후에도 계엄문건 논쟁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한국당은 계엄문건 공개에 대해 야당 흠집내기, 명예훼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건에 구체적 실행계획과 의지가 담겼다고 보고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계엄문건 논란은 지난해 국방위 국감에서도 불거졌던 사안이다. 그 당시에도 임 소장이 계엄문건(현 시점에서는 수정본)을 공개했다. 한국당이 문건의 비밀등재 여부와 정부의 은폐 의혹을 제기하면서 오전 내내 감사가 중단된 바 있다.

◇격돌 포인트: 초중반 함박도, 후반 계엄문건= 지난 2일부터 시작한 국방위 국감은 당일 오전 북한이 발사한 북극성 계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인해 시작부터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번 국감이 국방정책 보다 안보이슈에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국감 초반에는 북한의 군사시설 설치 논란이 불거진 ‘함박도’ 문제에 질의가 집중됐다. 함박도 관할권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논쟁이 벌어졌고, ‘북한을 대변한다’는 한국당의 지적에 민주당이 들고 일어나면서 고성도 오고갔다.

함박도 이슈가 일단락된 뒤 국감은 정책국감 분위기로 흘렀다. 이후 15일 해병대사령부 국감에서 다시 함박도 문제가 떠올랐다. 해병대가 “유사시 함박도에 대한 초토화 계획을 세웠다”고 밝히면서다. 함박도 이슈는 마지막 종합감사 때까지 지속됐다.

◇국감운영 핵심 축: 안규백·민홍철·백승주= 국방위가 정책국감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안규백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여야간 고성이 오갈 때 적절히 감사를 중단시키며 과열된 분위기를 냉각시켰다.

민주당 간사인 민홍철 의원도 한 몫 했다. 민 의원은 함박도·계엄문건 등 쟁점사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며 야당이 논쟁할 소지를 줄였다. 18대 국회 때부터 국방위로 활동해온 베테랑 안 위원장과 민 의원의 콤비는 원만한 국감 운영의 핵심 축으로 작동했다.

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감초’ 역할을 했다. 백 의원은 이번 국감의 ‘최대 발언자’로 꼽힐 정도로 많은 질의(의사진행발언 포함)를 쏟아냈다. 다만 지난해 국감 때와 비교하면 올해는 비교적 전투모드를 자제한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돌아오는 대답은 같은데…중복질의= 정책국감으로 흐른 것은 바람직하지만 의원들의 질의 내용이 상당수 겹쳤고, 돌아오는 대답이 같을 수밖에 없는데도 관련 질의가 반복됐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의원들은 △전력획득절차의 개선 △9.19 남북 군사합의 문제(야당) △드론 공격 대비 △군의 4차 산업혁명 선도와 인재양성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비슷한 유형의 질의를 했다. ‘검토하겠다’고 답변 받은 질문을 며칠 뒤에 다시 하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어록: "문신한 사람들로 특수부대 만들어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병무청 국감 때 문신자에 대한 병역면탈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했던 말이다. 혐오감 때문에 면탈을 받는다면, 이들로 부대를 구성했을 때 대북 활용도가 더 높을 것이라는 조소가 담긴 표현이다.

하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무수히 많은 어록을 양산해냈다. 그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북한에서 감염된 멧돼지를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에 소극적인 군 당국을 향해 “북한 돼지까지 우리가 눈치를 봐야 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대북정보 사안에서 군 당국의 적극적인 답변도 이끌어냈다. 박한기 합참의장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 “최소한 수주에서 수개월 안에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한 것도 하 의원의 질문에서 비롯됐다.

하 의원은 북한의 함박도 군사기지화에 대해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패키지 무장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적을 이롭게 하는 정보는 공개를 자제해달라”고 하면서 하 의원에 대한 ‘이적행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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