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는 '님비'의 성지? 강서 수소생산기지 무산 뒤에는…

[the300]작년 특수학교 설립 반대…올해는 수소생산기지 사업 무산

 KT로부터 딸의 정규직 채용 특혜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치적인 문제가 있다고 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30일 강서공영차고지에 건립 예정이던 수소생산기지 사업이 무기한 보류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드러난 정치적 이유는 주민의 반발이다. 

강서공영차고지가 속한 개화동 주민들이 강서구청 앞에서 릴레이 집회를 하는 등 반대 목소리를 높인 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면엔 개화동을 지역구로 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문제제 제기가 존재한다. 김 의원실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 관련 기관에 꾸준히 자료 요구를 하는 등 관심도를 높였다. 

정부 관계자는 “예산과 부지가 확보됐고 참여 기관들의 의욕도 높았다”면서도 “하지만 지역 주민과 국회의원의 강력한 문제제기가 인허가권을 갖고있는 강서구청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이기주의, 지역구 의원의 정치적 셈법이 맞물려 수소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는 얘기다. 



이 사업은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대책 중 하나다. 주요 거점지역에 수소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수소자동차와 수소버스 등에 공급하는 취지다. 서울시가 강서공영차고지 부지를 제공하고 산업부가 3년간 48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설하면 현대차와 서울가스공사가 시설을 관리키로 결정했다. 

강서공영차고지 인근은 대규모 주택단지 대신 폐기물처리장이나 고물상이 많고 인근에 88올림픽대로가 지나가 수소공급 여건도 좋았다. 차고지 뒤는 개화산이 감싸고 있어 생산부지로 최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신청서를 써낸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을 뚫고 지난 5월 강서구가 선정된 배경이다. 

강서구청에서 수소생산기지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사진=김성태 의원실

하지만 지역주민의 반대 집회에 국회의원이 사실상 가세하면서 정치 이슈화 했다. 김성태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집회에 직접 참여한 바는 없다”면서도 “(수소생산기지) 근거법이 미비해서 생긴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관련법안을 발의했고 보좌진이 관련 자료를 정부 측에 요청하는 등 항의는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설명회나 사전 간담회 등을 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우선이기때문에 수소생산기지도 위험시설로 지정해 환경영향평가도 받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이기주의보단 안전을 위한 정책 지원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형적인 ‘님비(NIMBY : Not In My Back Yard)’ 현상이란 비판도 적잖다. 수소생산기지의 필요성 등 정책적 검토 대신 주민의 반발에 기댔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원의 지역이기주의가 이번만은 아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강서구 공항동 옛 공진초등학교터에 ‘특수학교(가칭 서진학교)’ 건립을 추진할 때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김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이 부지에 국립 한방병원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특수학교 설립 반대 목소리와 합쳐지면서 민원이 쇄도했다. 김 의원은 당시 한국당 원내대표로 재임하며 반대 여론조성에 앞장섰다. 결국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특수학교 설립 권한이 없는 지역구 의원과 ‘합의문’을 만들며 일단락 지었다.  강서구에 특수학교를 세우는 대신에 병원 부지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장애아동 학부형들은 ‘나쁜 선례’라며 반발했고, 합의 이후에도 강서 지역 주민들은 민원을 꾸준히 넣으며 공사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서진학교 개교는 올해 3월에서 9월, 11월로 두 차례 연기했고, 다시 내년 3월로 미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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