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본회의 부의 디데이…文의장 결정에 쏠린 눈

[the300](종합)의장 만난 여야 교섭단체, 입장 차만 재확인…'자동부의' 해석 文의장 결정에 달려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의 본회의 부의 시점을 놓고 여야가 28일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29일 자동부의' 가능성을 두고 여야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29일 내릴 결정에 이목이 쏠린다.

◇엇갈린 여야 입장…文의장 결정은=문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30분가량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만났다.

여당은 29일부터는 공수처법 등을 본회의로 부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등 야당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충분히 거쳤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로 29일 부의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부의'는 법안을 회의에서 심의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으로 일단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은 법사위에서 추가 심의가 불가능해진다. 다만 당일 회의 안건으로 올려 의결하려면 의장의 '상정' 절차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 때문에 29일 공수처법 등이 부의가 되더라도 당장 29일 의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당은 핵심 법안인 '공수처법'을 일단 본회의에 심의할 수 있는 상태로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이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문 의장에게 검찰개혁과 관련 법제사법위원회 숙려 기간이 28일로 종료되고 다음날부터는 부의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공수처법 등이 29일 부의될 경우 법사위 심의를 충분히 거치지 못 한다는 셈법을 내놓는다. 이 때문에 여당 주장에 따른 29일 부의를 문 의장이 결정한다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 후 "29일 부의는 '불법 부의'임을 문 의장에게 명확히 말했다"며 "불법적 부의에는 법적인 조치를 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문 의장에게 패스트트랙이 가진 기본 취지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며 "합의가 안되면 어차피 철회되지 못하기 때문에 의장이 정치적으로 쟁점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헌정의 역사에 남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

◇'29일 부의' 대안은 '12월' vs '내년 3월'=여야의 해석이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신속처리안건 조항인 국회법 제85조의 2가 사법 개혁 법안이라는 특수 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은 공수처법 등이 당초 패스트트랙을 의결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없는 상황에서는 법사위 소관법이라고 본다. 실제 사법개혁 법안은 패스트트랙 지정 123일째에 사개특위 활동 기한이 종료돼 9월1일부터는 법사위 계류 상태였다. 이 때문에 여당은 법사위 심사까지 거친 것으로 해석하고 패스트트랙 지정 180일째인 29일을 본회의 자동 부의 시점으로 본다.

한국당 등 야당은 12월3일이나 2020년 3월 초를 부의 시점으로 생각한다. 이 중 12월3일이 유력한 부의 날짜로 거론된다. 최근 입법조사처가 9명의 자문 교수들에게 해석을 요구한 결과 12월3일을 주장하는 사람이 5명으로 다수였고 29일이 적정 시점이라는 의견이 2명이었다는 것이 논거다.

한국당 '문재인 정권의 사법장악 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이 이날 주최한 '공수처법의 위헌성과 법사위 심사의 당위성' 세미나에서도 "29일 부의는 위법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임종훈 전 국회입법조사처장(현 홍익대 법대 교수)는 "공수처법이 그동안 계류 중이었던 사개특위가 법사위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위원회인지가 중요하다"며 "공수처법에 대해서는 체계·자구 심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온전히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경우 본회의 부의 시점은 12월3일"이라고 제시했다.

임 전 처장은 "또 다른 해석으로는 새로 법률안을 회부받은 법사위에서 180일 동안 심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2020년 3월 초를 또 다른 부의 가능 시점으로 제시했다. 임 전 처장은 "사개특위와 법사위의 인적 구성이 다르다는 점에서 법사위가 공수처법의 소관 상임위로 180일 심사한 다음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장이 야당 주장을 고려할 경우 공수처법의 상정·의결 시점도 지연될 수 있다. 29일 부의가 결정된다면 60일 이내 상정돼야 하는 만큼 정기국회 기간인 연내 언제든지 공수처법 의결이 가능하다. 12월3일 부의된다면 여야 합의가 별도로 있지 않는 한 연내 의결 가능성은 불투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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