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행안위(종합)]화성사건·버닝썬 이슈…'사명감' 빛난 '국민 대표'

[the300][2019 국감]행정안전위원회 '2019 국감' 종합평가

20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화성연쇄살인사건, 버닝썬 등 경찰 관련 이슈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질타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여야 의원들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슈의 소용돌이에서도 의원들은 자신만의 국감 아이템을 선보였다.

◇'국민의 대표' 역할해낸 권미혁·이진복=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국가가 과거에 국민을 상대로 저지른 폭력인 '선감학원' 문제 만큼은 본인이 매듭짓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권 의원은 지난달 2일부터 24일까지 8번 평가가 이뤄진 머니투데이 더300(더300) 행안위 스코어보드에서 행안부, 경찰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인사혁신처, 서울시, 경기도, 종합감사 등 6차례 1등을 했다.

2일 행정안전부 국감에서 권 의원은 이날 경기도로부터 받은 선감학원 4691명의 퇴원아대장 중 식별가능한 약 2000명을 분석해 발표했다. 선감학원은 경기도가 1946년 2월 1일 선감도에 세워 운영하던 부랑아 보호시설이다. 

권 의원은 매 국감마다 짜임새 있는 '공학적 질의'를 통해 피감기관의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18일 경기도 국감에서는 선감학원과 관련해 문제점을 진단하는 동시에 피해자, 전문가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증언을 반영하면서 대책 마련 촉구에 설득력이 있도록 만들었다. 

불법카메라 수사 강화 등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이슈도 발굴했다. 권 의원은 4일 경찰청 국감에서 지난 2년 동안 경찰청 집중점검 기간 동안 '몰카(몰래카메라) 탐지를 통한 적발 실적'이 사실상 없었다는 조사결과를 역으로 활용했다. 몰카가 실제 사라진 게 아니고 '경찰이 제대로 탐지를 하지 못했다'는 문제제기를 했다.

24일 종합감사에서는 화성사건 수사의 진실 규명에 대한 질의가 많았지만 권 의원은 새로운 사실을 발굴해냈다. 권 의원은 화성 8차 사건과 관련해 핵심 증거자료인 체모감정서를 경찰은 물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진복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쟁보다는 정책에 주목했다. 이슈에 치우치기 보다는 이번 국감에서 어떤 주제를 가지고 무엇을 지적할지 고민을 했다. 이 의원은 소방청, 경찰청, 부산시, 서울시 국감 등 4차례 1등을 차지했다.

이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날카로운 지적으로 피감기관들이 두려워하는 의원으로 꼽혔다. 이 의원은 피감기관들의 '방만 운영'에 쓴소리를 했다. 

소방청 국감에서는 주거용 주방자동소화장치의 결함 논란과 관련,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의 '업무 지연'을 지적했다. 이와함께 소방제품·시설의 승인을 민간에 맡겨 경쟁체제를 구축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경찰청 국감 때는 '부실출장'을 근거로 방만한 근무 관리를 지적했다. 직원 3명이 시무식 물품 구입을 위해 4시간이나 출장을 간 것으로 기록하는 등의 사례를 들었다.

◇임은정의 '입'에 주목한 경찰청 국감=4일 경찰청 국감는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의 입에 관심이 쏠렸다. 행안위 이슈인 검경 수사권 조정과 조국 법무부장관으로 대표되는 여권의 검찰개혁 이슈가 맞물리면서다.

이날 오후 국감의 모든 관심은 임 부장에게 쏟아졌다. 이재정 의원을 시작으로 오후 추가질의에서 대다수 의원들은 임 부장을 발언대에 세웠다. 검찰개혁에 대한 임 부장의 견해를 캐묻는 질문이 많았다.

임 부장의 답변을 종합하면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로 요약된다. 그는 현재 검찰은 자정능력을 잃었다고 판단했다. 스스로 검찰조직 내부의 잘못이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지경이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눈에 띄는 임 부장의 발언은 대한민국이 '검찰 공화국'이며 "검찰이 없어져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내부는 난장판"이라는 대목이다. 이어 "국민이 검찰 공화국의 폭주를 막아달라"며 "인사권자의 지시와 명령에 옳은 것인지 생각이 정지됐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임은정 검사와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이번 경찰청 국감이 여권에서 추진하는 사법개혁 이슈와 관련한 논의의 장이 되도록 '판'을 만들었다.

◇화성사건·버닝썬 '부실수사 지적'…여야 한목소리=경찰 부실 수사 문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서울지방경찰청·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 국감에서 지적이 나왔다. 진범 논란이 일고 있는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은 물론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 등 화성사건 용의자 이춘재의 추가범행에 대한 경찰의 면밀한 수사와 반성을 촉구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4일 종합감사에서 "저희가 국민들께 과거의 과오를 사죄하고 수사본부를 차려 진실을 밝히자고 하는 마당에 또 다시 과거같은 행태를 해서는 안 되고, 있어서도 안된다. 추호도 그런 행태를 반복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수사진행상황에 따라 확인해드리겠다"고 밝혔다.

15일 서울지방경찰청 국감에서는 '버닝썬 경찰총장' 윤모 총경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연이어 나왔다. 검찰 수사에서 수사 무마대가로 비상장 주식을 받은 혐의로 윤 총경이 구속되면서 제식구 봐주기는 물론, 경찰의 수사능력 부족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올해 상반기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를 주축으로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했다. 

24일 종합감사에서는 '버닝썬 사태' 최초 제보자인 김상교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버닝썬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 여당 관계자 시도 의혹에 대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김씨는 여당과 진보시민 단체인사들이 버닝썬 사태 최초 폭행자를 최순실 조카 서모씨로 만들려는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더 큰 권력들이 회유 은폐하려는 시도가 느꼈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 홍익표 의원은 "불안한 심리의 과정 속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경찰이 엄정한 수사로 김씨의 억울함을 풀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간사 이채익 의원은 "현직 여당 의원이 버닝썬 사건 자체를 조작해 여론 선동하려고 했다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면밀한 수사를 촉구했다.

2일 국감 첫날에는 여야가 자녀들에 대한 의혹 제기로도 전선을 형성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자녀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딸 해외 이주 문제와 관련 정부에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균형감'·'쾌속진행' 돋보인 전혜숙…'무딘 칼'과 '튼튼한 방패'=전혜숙 행안위원장은 이번 국감에서 여야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을 보여줬다. 여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면 야당 의원에게도 발언을 할 수 있도록 동등하게 기회를 줬다. 

국감장의 분위기가 과열돼 너도나도 무차별적인 발언 신청을 요구할 때는 가차없이 이를 제지하는 단호한 모습도 보여줬다. 질의가 시간을 넘겨 길어지면 추가 질의 시간을 사용하게 하거나 발언을 마무리하도록 촉구했다. '권위'를 효과적으로 발휘하면서 회의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전 위원장의 '쾌속진행'이 돋보였다.

민주당 간사 홍익표 의원은 야당의 각종 의혹 제기에 설득력있는 '논리'를 보여줬다. 한국당 간사 이채익 의원 등을 중심으로 정부여당 측 인사들에 대한 공세가 있었다. 홍 의원은 김상교씨의 의혹제기에 대해서도 "최순실 조카 문제는 김씨가 먼저 제기했던 문제"라며 증언의 신빙성에 의구심이 있다고 밝혔다. 

11일 부산시 국감에서는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금융위 정책국장 퇴직 과정과 부시장 임명 과정 등에 대한 야권의 문제제기에 대한 '방어성' 질의였지만 홍 의원은 야당의 산발적인 공격을 묶어 대응하면서 논란을 정리했다.

야당 의원들의 표적이 된 경기도의 청년기본소득 정책과 관련해서는 "기성세대는 왜 공짜로 돈을 주느냐는 생각을 하지만 지금 청년 세대는 놀면서 일해야 한다. 새로운 삶의 가치와 희망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색다른 시각을 보여줬다.

◇조국, 탄핵, 반말…감정싸움으로 번진 거친 표현들=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호칭 논란에 이어 '탄핵'도 언급됐고, 급기야 "야"라는 반말까지 나왔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인사혁신처 국감에서 벌어진 일이다. 

시작은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이었다. 앞서 발의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조 장관을 '전 민정수석'이라고 칭한 것을 문제삼았다. 소 의원은 "조국씨의 현직이 뭔가. 법무부 장관을 굳이 전직으로 불러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소 의원은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저는 초선 의원이지만 정말 그런 덜떨어진 옛날 정치 안했으면 좋겠다"며 "우리 재선, 삼선 의원님들 정말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성이 오가는 중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 (같이) 탄핵됐어야 될 의원들이 한 두 명 (있다)"라고 거들자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이 "야! 너 뭐라고 얘기했어"라며 반발했다. 전혜숙 행안위원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약 5분 동안의 짧은 소란이 회의 분위기를 망쳤다. 

상임위 내 최다선 의원인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행안위가 과거에 이러지 않았다. 여야 모두 행안위의 격을 높여나가자"고 말했다.

24일 종합 감사에서도 국군기무사령부의 '촛불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벌어졌다. 여야 의원 간에 반박에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감사 종료 직전 파행으로 갈뻔했다.

◇"조국 사퇴, 누군가는 웃고 있을지 모르지만 웃지마시라"=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개혁 주제로 발언을 자주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14일 서울지방경찰청 국감에서 "수사 구조개혁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도입 등을 강력히 추진하던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다"며 "이런 개혁이 두려워 강력히 저항하던 누군가는 웃고 있는지 모르지만 웃지마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명백히 수사권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확인됐고 개혁의 방향은 흔들림없이, 그 방향대로 이뤄질 것이고 반드시 완수해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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