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발 정시 비중 확대 바람에…與 '신중' vs 野 '50%↑' 눈치게임

[the300]한국당 즉각 '정시 비중 50%' 당론 채택…'신중론' 속 '30~50%'선 확대 관측

지난 6월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진선여자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종로학원 '2020학년도 대입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 비중 상향’ 발언 후 국회도 바빠졌다. 여야 모두 정시 비중이 현재보다 늘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 숫자에 ‘합의’를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2020학년도 기준 22.7% 수준인 정시 모집 비중을 현 고1 학생들이 입시를 치르는 2022학년도에는 30~50% 선 안팎으로 늘리자는 기류가 강하다. 

◇즉각 ‘50% 이상’ 당론 확정한 한국당=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후 대입 제도 개편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여당이 아니라 자유한국당이었다. 

한국당은 전날 오후 의원총회(의총)에서 ‘정시 모집 비율 50% 이상 확대’를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자고 당론으로 확정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시 비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해 대학 입시의 불공정성을 완화하는 것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수시 모집의 공정성 담보에 대해서도 앞으로 추가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학종 관련 의혹에서 수시 전형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여론이 인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국당은 앞서 조 전 장관 자녀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일찌감치 정시 모집 확대 추진을 주장했다. 당 외부 인사들과 정책을 논의하는 정책위 산하 ‘저스티스리그’에도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학부모 모임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의 박소영 대표를 합류시켰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의원 지역구에 따라 다른 목소리도 있다. 교육열이 높거나 수시로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은 지역의 경우 정시 확대안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확대 비중 ‘고심’…‘조국’ 이후 ‘비중 확대론’ 부각=한국당이 ‘최소한의’ 정시 비중으로 ‘50%’ 라는 숫자를 제시한 반면 여당은 신중론을 펼친다. 조 전 장관 자녀 관련 논란이 제기된 후 일부 여당 의원들이 정시 비중 확대를 주장했지만 ‘당론’으로 작동하기엔 설익었다는 분위기다.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 사이 의견 조율도 아직인 상황이다. 

여당은 이 때문에 당내 ‘컨센서스’를 구체적인 숫자로 언급하는 것 자체를 꺼린다. 다만 2022년도 정시 비중이 30%는 웃돌 것이라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여당 지도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지난해 8월 교육부가 내놓은 권고안의 30%보다는 정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원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정시·수시 모집 비율에 대해 수도권이나 지역, 대학마다 사정이 달라 여당 입장에서 당장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시 비중과 관련 여당 내 스펙트럼은 넓은 편이다. 김병욱 의원은 지난 17일 정무위원회의 정부 출연 연구기관 국정감사 중 한국교육개발원에 질의하며 “정시 비율을 50%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률적인 정시 비율 확대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상당하다. 방향성으로는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논란 이후 학종 제도의 폐해에 이목이 쏠리며 확대론이 우세하다. 다만 학종이 문제가 되는 'SKY(서울·고려·연세대)' 대학 등 일부 대학에 대해서만 정시 확대를 한다든지 학종 제도를 별개로 보고 '학종 대수술'도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당은 현재 김태년 의원을 중심으로 한 교육공정특위를 통해 당정 차원에서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 중이다. 교육부가 내달까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인 만큼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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