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대표주자' 文대통령 소신 그대로? 이유는

[the300][런치리포트]檢개혁 '명분'-국민의 '지지' 판단..갈등고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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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7대 종단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해 종교 지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2019.10.21.【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dahora83@newsis.com
"국회는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 법안 등 검찰 개혁과 관련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 10월7일) 

여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칼을 빼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검찰개혁방안 중 콕 집어 공수처 설치법을 제기한지 꼭 2주만이다. 국회는 '조국 공방'을 뒤로하고 '공수처 전쟁' 국면에 접어든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에 가장 대표적인 공수처 도입론자다. 공수처의 필요성을 논리적, 정치적으로 모두 제시해 왔다. 논리적으로는 첫째 검찰에 과도한 권력이 쏠려있어 견제기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검찰이 과도한 권한을 갖고 통제도 받지 않는다면, 검찰의 '선의'를 요구할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견제장치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고위직 반부패 예방과 그 수사를 위한 기구 필요성이다. 

문 대통령은 2월15일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입법을 통해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항구적으로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월12일 국무회의에선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CPI) 개선에 대해 “반부패정책협의회 기능 강화는 물론 공수처 설치 등 법·제도적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난 3월 수보회의에선 "최근 특권층의 불법적 행위와 외압에 의한 부실 수사, 권력의 비호, 은폐 의혹 사건들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매우 높다"며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설치의 시급성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론 국민이 원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문 대통령은 21일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에서 공수처 설치에 대해 "개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국민들의 공감을 모으고 있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엔 "검찰의 잘못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며 "그 방안으로 국민들께서 가장 공감하고 있는 것이 공수처 설치"라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검찰의 관행 개혁 등 비제도적인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퇴 전인 지난달 27일, 검찰 수사 관련 "검찰 개혁은 공수처 설치나 수사권 조정 같은 법‧제도적 개혁뿐 아니라 검찰권 행사의 방식과 수사 관행 등의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공수처 설치 소신은 변함없다.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거치며 직접 다뤘던 일이 검찰개혁이다. 문 대통령이 후임 법무장관 인선에 시간이 걸릴 거라 말한 걸 두고 이 점을 떠올리는 해석도 나왔다. 어차피 문 대통령이 누구보다 공수처 입법안을 잘 알고 있으므로 장관 임명이 급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입법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이지 목소리를 높이는 걸로 그쳐선 안 된다고 본다. 현실은 간단치 않다. 자칫 참여정부 4대 개혁입법처럼 격렬한 논쟁만 촉발하고 성과를 못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 아이디어가 십수년 전의 것이고, 따라서 검찰개혁에도 '다른 칼'을 써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문 대통령은 종교지도자 오찬에서 공수처에 대해 "정치적 공박이 이뤄지며 국민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법의 동력 상실을 우려한 걸로 풀이된다. 더이상 갈등이 심해지기 전에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실사구시적인 고민의 흔적도 있다. 문 대통령은 저서 '운명'(2011)의 '공수처와 국가보안법' 부분에서 참여정부의 공수처 도입 실패에 대해 "(국회의원이) 선출직인만큼 다른 취급을 하지 못할 바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 통과를 목표로 했다면 국회의원을 수사대상에서 빼는 것을 고려했어야 했다"며 "국회도 문제였지만 우리쪽도 유연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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