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호르무즈에 자위대 파견"…韓 파병도 빨라지나

[the300]청해부대 작전반경 확대 가능성…정부 "미 요청에 다양한 방안 검토"

【반다르아바스(이란)=AP/뉴시스】지난 7월21일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정의 무기가 영국 선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향해 조준돼 있다. 스테나 임페로호는 이란 반다르아바스항에 나포됐다. 영국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운항 보호에 동참한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19.8.6

일본 정부가 자위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할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며 한국의 파병 결정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해부대의 작전반경 확대 등이 가능한 방안으로 꼽힌다. 다만 이란과의 관계로 인해 다른 국가들의 발표 시점 등을 최대한 살피며 결정을 늦출 수 있다고 관측된다. 

 

18일 아사히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4대 장관회의에서 자위대 독자 파견으로 방침을 굳혔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가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미국 정부가 요청한 ‘호르무즈 호위 연합’ 참가 대신 독자 파견의 방식으로 이란과의 관계악화를 피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파병 요구에 응하면서 이란과의 관계도 챙기는 절충안으로 자위대 파병을 결정했단 얘기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 이란을 방문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만나 미국과 이란의 중재자를 자임했다. 일본 측은 미국 측에 이란과 관계를 고려해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참가는 어렵다는 뜻을 전하는 등 사전에 물밑 조율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올 여름 국제사회에 호르무즈 해협 연합체 참여를 요청했다. 지난 6월 오만해에서 발생한 일본 유조선의 피격에 대해 미 해군이 이란 연계설을 주장한 뒤 7월 이란 혁명수비대가 불법 항행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을 억류하며 이란에 대항한 군사 연합체를 구성하려는 미국의 명분이 강화됐다. 


미국은 지난 7월 워싱턴DC에서 한국 등 약 60여국 외교관에 호르무즈 해협 연합체 구성 설명회를 열었으며, 8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방한 시에도 참여 요구를 전달한 걸로 알려졌다.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한국 선박 보호강화 등을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하고 관계부처 간 검토를 진행 중”이라는 게 현재까지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의 연합체에 참여하게 될 경우 이란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 미국의 요청을 받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아직 엽합체 참여를 결정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아직은 서로가 서로의 참여 여부를 주시하며 최대한 결정을 늦추려는 분위기란 얘기다.


실제로 연합체엔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의 미국 우방국가를 제외하면 영국과 호주 정도만 참여했다. 한 소식통은 “독일 등은 유럽연합 차원에서 함께 움직이려는 것으로 알고 있고 대부분의 국가가 최대한 서두르지 않으려는 분위기"라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전격적 참여 결정은 한국에 참여 여부 결정을 앞당겨야 하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미국과 내년 이후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최근 시작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방위비 협상에서 미국에 '동맹기여도'를 부각하기 위해선 파병을 해야할 필요가 높아져서다.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구체적 참여 방안이나 시점을 확정하지 않은 단계이나, 인근 지역에 파병된 청해부대의 작전반경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300여명 규모의 청해부대는 해적퇴치 임무 등을 위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병돼 있는데, 이 지역이 호르무즈 해협과 지리상 가까워 당장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이란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 결정을 최대한 미루려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일본이 발표를 한다면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이 결정을 공식화하는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란과 아랍에미리트 사이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에서 아라비아해로 나가는 관문으로, 세계 원유 해상수송량의 약 1/3이 이 곳을 지난다. 이곳이 막히면 국제유가가 요동치는 게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이란은 서방국과 대치 시 마다 ‘호르무즈 봉쇄’를 위협 카드로 꺼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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