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피우진 '증언 거부'…野 "고발해야" 與 "이해해야"

[the300]국감증인 출석했지만 "선서·증언 못해"...정무위 한때 감사중단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피우진(왼쪽) 전 보훈처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국가보훈처 등을 대상으로 한 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2019.10.18. jc4321@newsis.com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피우진 전 국가보훈처장이 증인 선서와 증언을 거부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다. 야당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당은 "증언 거부에 이해할 만한 상황이 있다"고 맞섰다. 

◇"손혜원 의원 부친 관련 의혹 檢수사 중...증언 못해" 

피 전 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국회증언감정법은 증인이 형사소추나 공소 제기를 당할 우려가 있을 경우 증언과 선서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만큼 변호인의 조언에 따라 선서 및 일체의 증언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피 전 처장은 "저를 증인 신청한 요지는 손혜원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포상 의혹, 산하기관장 사퇴 종용 의혹 등으로 자유한국당이 검찰에 저를 고발한 내용"이라며 "손 의원 부친에 대한 건은 서울남부지검에서 불기소 처분을 했지만 자유한국당이 항고해 서울고검에서 수사를 계속하고 있고 산하기관장 사퇴종용 의혹도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이 증인 신청 사유로 꼽은 두 가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회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피 전 처장이 돌연 증언 거부를 선언하자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증인 신청 당사자인 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증인으로 모신 건 재판과 관련 없이 재직 중 발생한 여러 불미스러운 사안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이라며 "변호인 대동과 한 차례 무단 불참을 양해해 줬음에도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태도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국감 장면을 연출한 증인을 정무위의 이름으로 고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선서나 증언을 거부한 증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3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도 "국정감사법에 의해 국가 안위와 관련된 사안 외에는 증언을 거부할 수가 없다"며 "아주 예외적으로 몇 개 사유가 있을 뿐인데 그 틈을 비집고 이런 식으로 국회를 우롱하면 안 된다"고 항의했다. 김 의원은 "국회증언감정법상 증언거부죄에 더해 국회모욕죄를 추가해서 정무위 차원에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이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여 잠시 정회하겠다"며 감사가 1시간 가까이 중단됐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피우진(왼쪽) 전 보훈처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국가보훈처 등을 대상으로 한 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2019.10.18. jc4321@newsis.com

◇野 "위증 처벌 피하려 거부"VS與 "증언대 세운 건 정치공세"

감사재개 후에도 여야는 피 전 처장의 증언 거부를 두고 논박을 벌였다. 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2013년 8월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증인선서를 거부했을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대변인 논평을 소개했다. 김 의원은 "(당시 민주당이) 증인 선서 거부는 거짓말을 하되 추가처벌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거나 허위진술을 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법이 증인선서를 거부할 여지를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선서를 하고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며 "여당에 그대로 돌려준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도 "본인의 증언이 위증으로 드러나 나중에 처벌을 피하기 위해 선서를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아 고발해야 한다"며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 선서 거부 당시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오늘 사태를 예견해 한 말"이라고 비꼬았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도 "두 달 전까지 초대 장관급 보훈처장으로 국회 질의 응답에 답변했던 사람이 일상적 질의를 회피하기 위해 (과거) 국무위원으로서의 품위를 땅바닥에 떨어뜨렸다"고 비난했다. 

여당 의원들은 관련 법에 따른 정당한 선서 및 증언 거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국감 증인이나 참고인이 성실하게 얘기하는 게 필요하지만 예적적인 사유를 규정하는 이유가 있다"며 "국회증언감정법 3조에 '거부 사유'가 있고 피 전 처장에게 정확히 해당된다고 본다"고 비호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도 "피 전 처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한국의 재고발로 수사를 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다"며 "굳이 증언대에 불러내려고 하는 건 정치공세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증인 선서 없이 증인석에 선 피 전 처장은 야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손혜원 의원 부친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도 증언을 일절 거부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피우진 전 보훈처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국가보훈처 등을 대상으로 한 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2019.10.18. jc4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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