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진설계율 1.9%...아파트·단독주택 '지진 무방비'

[the300]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내진실태 전수조사·예산지원해야"


경북 포항에 지진이 발생한지 2년이 지났지만,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전국 민간건축물의 내진 설계율이 2%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위험물처리시설과 발전시설 등 지진 발생시 위험도가 높은 건물들의 내진 설계율 역시 14.9%~51.6%대 였다. 모든 민간건축물에 대한 내진 설계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가내진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현행 내진설계법령에 따라 내진설계를 수행해야 할 민간건축물(2층 이상 500㎡이상) 542만3485동 중 내진설계가 된 건축물은 10만2412동으로, 약 1.9%였다.

이번 연구는 국토부가 대한건축학회에 발주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동안 이뤄졌다. 지난해 9월 30일 기준 국토부 건축행정정보시스템(세움터)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전체 민간건축물을 대상으로 했다. 

건물의 내진 설계가 의무화된 1988년 이전 지어진 건축물이 전체 민간건축물의 약 39%인 270만동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내진 설계를 보강한 건축물은 102개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진시 내진 설계가 꼭 필요한 '내진보강 우선 건물'의 내진설계율도 낮았다. 위험물처리시설(연면적 1000㎡이상)의 경우 내진대상인 643개 중 내진설계된 시설이 96개로 내진 설계율이 14.9%였다. 발전시설의 내진설계율은 23.7%, 방송통신시설은 15.8%, 수술실·응급실이 포함된 병원의 경우 51.6%였다.

지역별로는 전국 17개 시도중 전남이 0.61%로 내진설계율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꾸준히 지진이 발생한 경북 지역은 0.73%로 두 번째로 낮았다. 


건축학회는 내진취약등급평가도 실시했다. 실제 지진이 일어날 경우 건물이 무너지는 상황을 가정한 평가다. 내진설계 여부만 보는 것보다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전체 민간건축물 중 구조유형·위치 등을 고려해 총 600개 건물을 선정해 평가했다. 그 결과 363개(61%) 건축물이 E등급으로 평가됐다. 이는 진도 6 수준의 지진이 일어나면 붕괴되는 수준이다. 진도 6은 현행 내진설계 기준이다.

건물의 층수가 높을수록 내진취약등급이 낮았다. 6층 이상 건물 중 91%가 E등급이었다. 지진 후 기능수행이 가능한 A등급을 받은 건물은 4% 뿐이었다.

건축업계와 정치권에선 민간건축물 내진설계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건축물은 공공건축물과 달리 내진 점검 의무대상이 아니다. 주기적인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다.

내진정밀점검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도 문제다. 연면적 600㎡기준 약 2000만원 수준의 비용이 든다. 법적 의무가 없는 건축주 입장에선 스스로 내진 점검에 나설 이유가 없었다.

윤 의원은 "내진 취약등급평가를 통해 전국 내진 실태를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내진 취약등급평가를 위한 법령과 예산지원과 함께, 내진보강 우선건물의 내진성능 확보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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