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원정 '애국가·태극기' 있고 '생중계·붉은악마' 없다

[the300]‘깜깜이’ 남북축구…우리측 요구 ‘생중계·취재·응원단’ 무산

【인천=뉴시스】김진아 기자 = 한국축구대표팀 황희찬, 이강인을 비롯한 선수들이 오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 원정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중국 베이징을 통해 경기 전날인 14일 평양으로 이동한다. 2019.10.13. bluesoda@newsis.com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15일 오후 5시30분 열리는 남북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대결에서 경기 시작 전 애국가 연주와 태극기 게양이 이뤄진다. 김일성경기장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태극기가 펄럭이는 것은 2017년 4월 여자 아시안컵 예선 평양 원정경기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이번 남북경기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이다. 한국과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가 H조에 소속돼 예선전을 치른다. 남자축구 A매치 대표팀의 남북대결은 1990년 9월 평양 '남북 통일축구' 이후 29년 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FIFA(국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남한을 다른 국가들과 동등하게 보장해주기로 했다”며 “북한은 (남북경기에서) 애국가와 국기게양 부분은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은 평양 내 애국가 연주와 태극기 게양에 부담을 느껴 남북대결을 중국 상하이 등 제3의 장소에서 개최하곤 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서는 태극기·애국가가 주민들에 알려지는 데 대해 별다른 통제를 하지 않는 모습이다.

분단 이후 평양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게양된 것은 2013년 9월 세계역도대회가 처음이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태극기를 들고 개막식에 입장했고, 이들을 인도하는 북측 피켓에는 '대한민국, KOR'라는 정식 구호가 쓰였다.

과거 우리 측 선수단은 북한에서 열리는 스포츠 행사에 출전할 때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대체 국호로 쓰고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통일기)를 사용했다. 북한이 태극기·애국가를 허용한 것은 ‘국제관례를 존중하는 정상국가’ 이미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서울 연결 ‘상황실’ 가동…北 ‘통신허용’ 미지수

한과의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위해 13일 평양 원정길에 오른 한국축구 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오른쪽)과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19.10.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만 이번 남북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경기에는 우리 측이 요구한 △생중계 △취재 △응원단 등 3가지 ‘편의사항’이 모두 무산됐다. 북한은 경기 직전 날까지 뚜렷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깜깜이’로 진행되는 경기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우려가 커진다.

우리 측은 대표팀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과 서울정부청사 통일부간 ‘상황실’을 가동해 경기내용과 선수단 동향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문제는 북한이 상황실에서 사용할 국제전화와 인터넷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상황실 간 공유를 통해 경기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북측은 우리 측의 통신확보 요구에 ‘잘 알겠다’ 정도의 답변만 준 상황이다. 지상파 3사는 평양 원정경기의 생중계가 무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방북한 지원인원들은 기본적으로, 최소한 남측과 연락할 수 있는 방안을 북측에 요구할 것”이라며 “인터넷과 국제전화가 보장돼야 한다. 가급적 신속하게 많은 정보가 우리쪽 사무실에 도달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으로부터 국제방송 신호를 받는 방법도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지난 5일 북한과 레바논전 때도 생중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가 종료된 뒤 결과가 전달됐다.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를 허용됐던 여자 아시안컵 예선 평양 원정 때도 생중계는 없었다.

한편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3일 밤 인천에서 베이징으로 출발해 14일 오후 평양으로 이동했다. 15일 본 경기를 치르고 휴식을 가진 뒤 16일 다시 평양에서 베이징, 베이징에서 인천을 거쳐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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