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맹탕 국회가 검찰개혁 주체가 된다면

[the300]

14일 조국 법무부장관이 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지 35일 만이다. ‘8·9 개각’을 기점으로 하면 두달 여간 ‘대한민국=조국’이었다. 

국민은 광화문과 서초동에 모여 각각 목소리를 냈다. 조국 지지와 반대, 검찰 개혁과 대통령 사과…. 다양한 외침이 모였다. 광화문과 서초동에 속하지 않은 국민의 답답함도 적잖았다. 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은 그 예다. 

문 대통령에 대한 확고한 지지층은 여전했지만 중도층의 불만이 존재하는 것도 확인됐다. 그렇다고 지지율 하락분이 야당으로 옮아간 것도 아니다. 적잖은 국민들이 태극기와 촛불 대신 침묵으로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치권은 국민의 촛불, 태극기, 침묵 등을 접하면서도 보고 싶은 것만 봤다. 그저 정쟁의 도구로 활용할 뿐 국민의 목소리를 받아 안겠다는 자세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자유한국당은 민의의 전당 국회 대신 ‘광화문’을 택했다. 

여당은 ‘검찰 개혁’ 화두로 퇴색된 공정·정의를 대신하려 애썼다. 20대 마지막 국회가 ‘맹탕 국회’로 흐른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행정부 견제 활동도, 입법부 본연의 입법 활동도 외면했다. 정치권은 스스로 조국 이슈를 주도했다고 자찬하지만 실제론 ‘조국’에 끌려다녔을 뿐이다. 조국 장관이 사퇴한 이날도 정치권은 ‘당혹’ ‘당황’ 속 어수선했으니까. 

문재인 정부 최단명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받은 최초의 현직 장관, 두달만에 대권주자로 올라선 장관  등 조국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갈린다. 그가 장관 때 발표한 검찰 개혁안이 유효한 타점이 될 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조국이 친 땅볼이 ‘병살타’가 아닌 ‘희생타’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올려 ‘팀(정부여당)’을 긴장시키면서도 ‘검찰개혁’이란 주자를 득점권으로 보내는 전술이라면 말이다. “검찰개혁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한 사퇴의 변도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결국 점수를 만드는 것은 국회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조국 이후 ‘검찰 개혁’ 논의를 회피하긴 어렵게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20대 국회가 막바지에  ‘검찰 개혁’을 해 낸 주체가 될 수도 있다. 
기자수첩.김하늬기자 /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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