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국회 15년 취재한 기자, 국회 와서 취재 받아보니

[the300]국회의 '입'된 한민수 국회 대변인…"'싸움만 하는 국회'라는 오해 풀고 싶어"

한민수 국회 대변인 /사진=홍봉진 기자
대한민국 국회는 서로 다른 국민들의 입장이 치열하게 부딪치는 곳이다.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생각과 이념이 다른 국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다보니 다툼을 피하기 어렵다.

이 쟁쟁한 곳을 10년 넘게 취재했던 신문기자가 최근 국회의 ‘입’이 돼 돌아왔다. 지난 7월1일 임명된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경력 24년의 베테랑 기자 출신이다.

기자 출신이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의 대변인이 되는 일이 드물진 않다. 다만 국회는 조금 특별하다. 여야가 자기 주장이 강렬하기에 국회 대변인은 여와 야를 종합한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치밀한 균형 감각이 필요한 자리다.

한 대변인은 이런 이유로 국회 기자 출신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만난 한 대변인은 “실제 국회 운영의 중심에서 미약하게나마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생각으로 대변인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올해 만 50세인 한 대변인은 “신문기자 생활을 24년쯤 했는데 정치부장 시절을 제외하고 정당 출입만 15년 정도 했다”고 회상했다. 인생의 3분의1 정도를 국회의 역사를 현장에서 보고 국민들에게 전해 온 셈이다.

한 대변인이 기자 시절 경험한 국회는 진보·보수를 아우른다. 현재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전신을 모두 취재했다. 김종필 총재 시절의 자민련(자유민주연합)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던 새정치국민회의를 두루 출입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도 한 대변인의 취재 대상이었다. 한 대변인을 기용한 문희상 국회의장과는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부터 취재원과 기자 사이로 인연을 맺었다.

한 대변인은 “적어도 기자들은 취재할 때 산술적으로라도 여야 기사를 똑같이 처리하지 않냐”고 물은 뒤 “기자 시절 그런 습관이 체화돼 있어선지 대변인으로서 여야 지도부 회의에 배석해도 한 쪽 주장만 듣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최근 국회에서 여야 간 협의가 원활하지 않은 점은 한 대변인의 최대 고민이다. 한 대변인은 “기자 현직에 있던 시절보다 확실히 여야가 불신이 많은 것 같다. 탄핵 정국 이후 더 심해진 것 같다”면서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결국 자주 만나 정당 지도자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툭 터놓고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극한의 대립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한 대변인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를 정도다. 몸은 두 개가 아니지만 휴대전화는 두 개를 쓰고 있는 한 대변인이다. 한 대변인은 그마저도 모자란다고 하소연했다.

한 대변인은 “휴대전화 두 대 중 개인 용도 전화번호의 경우 달이 바뀐지 열흘 만에 착신 용량이 초과됐다는 문자메시지가 왔다”며 “이런 것이 있는 줄도 국회 대변인이 되고야 알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 대변인은 다만 자신이 취재를 해 본 경험을 떠올리면 취재 당하는 입장에서 이해가 간다고도 말했다. 한 대변인은 “제가 취재를 해봤기 때문에 허술하게 응대하면 저를 기용한 분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공직자 자세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렇게 해서 국회가 도매급으로 ‘싸우기만 하는 곳’으로 오해받는 것을 푸는 역할이 된다면 의미 있는 일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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