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승강기업계에 번진 '죽음의 외주화'…"편법 하도급"

[the300]한정애 "10여개 협력업체 도장 발견…공동 수급 계약이라더니"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중부지방고용노동청·부산지방고용노동청·대구지방고용노동청·광주지방고용노동청·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각 지방노동청장 및 증인 등이 이정미 정의당 의원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19.10.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엘리베이터업계의 ‘죽음의 외주화’ 문제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른바 ‘김용균법’ 이후에도 편법 하도급 계약으로 위험 작업을 중소업체에 떠넘기는 행태가 지속된다는 주장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 본청에 열린 환노위의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등 국정감사에서 박모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티센크루프) 대표를 향해 이같이 질의했다. 티센크루프는 글로벌 승강기 제조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독일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의 자회사다.

한 의원실에 따르면 중소업체 소속 A씨(32)와 B씨(34)는 지난 3월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서 티센크루프의 노후 승강기 교체 작업을 하던 중 건물 18층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다른 중소업체의 C씨(52)도 2018년 11월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승강기 작업 중 바닥에 떨어져 세상을 떴다. 중소업체 직원 D씨(21)는 2018년 3월 경기 남양주 대형마트에서 에스컬레이터 작업 중 무빙워크에 몸이 끼어 사망했다.

한 의원은 티센크루프가 원청기업의 지위를 피하기 위해 명목상 공동수급형식으로 중소업체들과 계약했으나 사실상 내용은 하도급 계약이라고 질의했다.

기획재정부 계약예규 ‘공동계약운용요령’ 등에 따르면 공동수급계약상 발주자는 공동수급체 구성원 각자에게 대가를 지급하도록 규정돼있다. 그러나 티센크루프는 통상 대금을 받아 다른 중소 협력업체에게 자금의 60~70%를 지급한다고 한 의원은 지적했다.

실제 한 의원이 입수한 승강기 교체공사 계약서에 따르면 티센크루프는 발주처로부터 10억6150만원을 받고 이 중 3274만6000원을 A씨 소속 회사에 지급했다.

한 의원은 또 3월 추락사 관련 경찰 압수수색 결과 티센크루프가 협력업체 10여곳의 인감과 직인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남의 도장은 왜 가지고 계신가”라며 “도장을 갖고 있을 게 아니라 협력업체가 직접 와서 (계약을) 해야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협력업체와 함께 계약하는 것이 공동수급계약”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모 티센크루프 대표는 “우리도 법률 자문을 받아 공동수급 방식으로 계약을 취했다”며 “기본적으로 설치 인력이 없어 공동수급 방식 외에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 박 대표가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에 따르면 “업무 자체가 매우 전문적”이라며 “설치 또는 유지 관리 업체의 구체적인 작업 내용과 안전 조치에 대해 티센크루프 직원이 간섭하거나 지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위험한 업무만 따로 떼어 외주화하거나 책임을 전가한 것이 아니”라며 “설치 및 유지관리 업체가 보유한 전문성과 노하우로 인해 상호 대등한 관계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야는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김용균법’을 처리했다. 사업주는 자신의 사업장에서 유해성·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에 대한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