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100일]한일 외교장관 매달 만났지만…확인된 간극, 깊어진 갈등

[the300][MT리포트]외교채널 소통 유지...핵심 쟁점 강제징용 '접점찾기' 난망

【방콕(태국)=뉴시스】최동준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를 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9.08.01. photo@newsis.com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발동 이후 100일간 한일 갈등은 악화일로였다. 외교당국간 소통의 끈은 이어지고 있지만 강제징용과 수출규제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이견은 그대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종료되는 다음달 22일까지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갈등 속에서도 3번 만난 한일장관…반전은 없었다= 지난 7월4일 일본의 수출규제 단행 이후 한일 외교장관은 세 차례 만났다. 한 달에 한 번 꼴이다. 갈등 국면임을 감안하면 적잖은 횟수다. 국장급 협의도 사실상 정례적으로 매달 열렸다. 수출당국(산업통상자원부-경제산업성)간 대화가 중단된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소통 창구가 외교당국 채널이다.


하지만 여러 차례 만남에서도 결정적인 반전을 만들진 못했다. 지난 8월2일 일본 각의(국무회의)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 우대국가) 한국 배제 결정 직전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지만 이변은 없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8월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해 고노 다로 당시 일본 외무상(현 방위상)을 만나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요구했지만 일본은 강행했다. 일본 각의에서 의결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은 같은 달 7일 관보에 게재됐고 규정에 따라 8월28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지소미아 연장과 종료 결정 시한(8월22일)을 하루 앞두고 한일 외교장관은 중국 베이징에서 다시 만났지만 양측은 평행선을 재확인했다. 청와대는 이튿날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발표했다. 




【김포공항=뉴시스】 이윤청 기자 =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이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정한 아태 국장은 12일 일본 니가타에서 열리는 일본 지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국장은 이번 방일에서 물밑 접촉을 통해 현지 여론을 파악하고 일본 정부와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019.07.11. radiohead@newsis.com

 

◇‘평행선 재확인’ 반복…‘실질적 진전’ 없지만 ‘열린 외교채널’ 의미=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7일)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도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됐다. 강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신임 일본 외무상과 첫 대면했다. 역시 실질적 진전은 없었다. 


핵심 현안을 둘러싼 간극이 워낙 커 외교당국간 협의만으론 해법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이 핵심 이견이자 문제를 풀 열쇠다. 일본은 대법원 판결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한다. 한국 정부가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정부가 제시한 ‘1+1 방안’(한일 기업의 기금 조성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우리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판결이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출규제를 철회하고 ‘1+1 방안’을 토대로 협의해 보자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한국 정부의 국제법 위반 시정 조치가 먼저라고 맞선다. 


한일 외교당국은 대화와 협의의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다. 외교당국 국장급 협의가 사실상 정례화된 것도 양국 모두 외교적 해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일 국장급 협의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1주일 후인 8월29일(서울), 9월20일(도쿄)에서 성사됐다. 이달 말 서울에서 다시 협의의 장이 마련된다. 


다만 극적인 갈등 완화의 계기가 뚜렷이 보이지는 않는다. 오는 22일 일왕즉위식에 특사로 이낙연 국무총리의 참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반전의 계기가 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음달 22일 지소미아가 종료되고 이르면 연말 강제징용 피해자의 일본 전범기업 자산 현금화·압류 등 이행이 잇따르면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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