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가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공방 없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국정감사(국감)를 정책질의 위주로 마쳤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대떡볶이'를 국감장에 가져와 질의하고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프라이빗에쿼티) 관련 투자 의혹 등을 제기했지만 차분한 분위기는 유지됐다.

의원들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등 소위 '갑을 관계'와 기업 지배구조 문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에 질의를 쏟아냈다.

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의 공정위 국감에서는 가맹점 문제 등 갑을 관계를 둘러싼 논란을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가맹본부 사업자가) 직영점을 최소한 한 개 이상을 1년 동안 운영한 경험을 의무화하는 법 개정 추진을 알고 있나"라며 "에어비앤비(글로벌 숙박공유업체)는 자기가 호텔 방 하나도 안 가지고 있고 우버(글로벌 자동차 공유업체)는 자동차 한 대도 안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플랫폼 사업자하고 다르게 규제하고 있는 것은 미투 브랜드(모방 브랜드)로 실제 노하우가 없음에도 영업하는 행태를 막고 가맹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가맹사업법 시행령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국대떡볶이'를 들고 와 시선을 끌었다.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는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을 '공산주의자' 등으로 강하게 비난했고 이 때문에 여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논란을 낳았다.

김 의원은 "그 어디에도 원가를 공개하라고 하지 않았는데 가맹사업법 시행령에서 이렇게 만들어 놨다"며 "대한민국에서 가맹사업을 하는 것은 완전히 죄인이다. 이 떡볶이 대표가 오죽하면 (대통령을 향해) 공산주의자라는 소리까지 하겠느냐"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시행령을 입법예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업자 의견을 좀 더 적극적으로 듣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부처 간 모순된 결정을 비판했다. 지 의원은 "올해 6월 동반성장위원회는 대림산업을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평가했다"며 "공정위는 8월 대림산업이 3년간 2879건의 하도급법 등 법규를 위반한 사실을 적발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부처에 항의해서 시정 할 생각이 없냐고 촉구하자 조 위원장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도 질의가 집중됐다. 공정위는 현행 '상장사 30%(특수관계인 보유지분)-비상장사 20%'인 일감 몰아주기 적용 대상 계열사를 동일하게 20%로 강화하는 내용을 추진 중이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은 "공정위가 총수일가의 직접 지분보유 기준을 아무리 낮춰도, 총수와 친족이 본인 명의 지분율을 낮추고 간접지분율을 높이면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며 "공정위가 간접지분보유율에 대한 규제를 도입했어한다"고 밝혔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감 몰아주기는 대기업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중견기업에도 제재 필요성이 충분하다"며 "최근 10년간 중견기업에 공정위가 과징금을 2건 부과했는데 1건은 100% 패소하고 나머지 1건도 부과방법이 문제가 돼 축소됐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인식과 현장의 괴리를 지적하는 질의도 나왔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하도급 현장 실태조사를 할 때 무작위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원청 사업자가 하도급 업체를 지정해서 제출하는 방식"이라며 "20년 동안 공정위가 (관행에 젖어) 수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사 방법에 문제가 있으니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안 된다는 설명이다.

조 위원장은 "어떤 식으로 개선할지 검토해 보고 하겠다"고 답했다.

구글 등 글로벌 콘텐츠공급자(CP)의 망 사용료 부과 문제에 공정위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방통위에서는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에 대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법적 근거가 빈약한 반면, 공정위야말로 불공정한 시장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것이 기관의 본래적 임무"라며 "공정거래법 제23조와 시행령 등에 가격 차별 문제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중립성 원칙에 어긋나는 가격 차별에 대해 그 효과가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조사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