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지소미아 '전략적 유연성' 고민해야

[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스톡홀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지난 3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북미 실무협상 북한 대표단이 스웨덴 스톡홀름의 알란다 공항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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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하면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상이 아닌 수중에서 발사된 SLBM에 대해 한국과 일본 어느 쪽 분석 능력이 우세한지가 주된 관심사 중 하나다. 우리 군 당국은 이번 발사체를 SLBM으로 추정해 발표했다. 발사각과 사거리 등은 탐지·분석했지만 잠수함에서 발사됐는지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추정' 이란 용어가 사용됐다.

이번 발사체에 대한 한일 간 정보 분석능력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합동참모본부는 2일 오전 7시 28분 발사 사실을 언론에 최초 공개했다.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보내 문자 메시지에서 "오전 7시 11분 강원도 원산 북방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했다. 오전 9시 58분에는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는 최종 결과를 공개했다.

일본의 경우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오전 7시 50분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이 7시 10분에 2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그중 1발은 북한 연안에, 다른 한발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낙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2발이 아닌 1발로 수정했다. 발사체가 SLBM이라고 분석한 한국 국방부의 발표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일본이 혼선을 빚었다. 하지만 이번 SLBM 에 대한 정보공유를 먼저 요청한 쪽은 한국 국방부였다. 한일 군사 당국은 올해 11차례 감행된 북한 발사체에 대해 최소 8차례 이상 지소미아 채널로 정보를 주고받았다. 지난 8월에 있었던 5번의 발사체 발사 때는 대부분 일본이 먼저 정보요청을 했다.

이번에 우리 측이 먼저 정보를 요청한 것을 두고 정확한 탄착 지점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발사 징후와 초기 비행궤도 분석에, 일본은 탄착점 분석에 강점이 있다는 게 통설이다. 결국 양국 정보를 조합했을 때 탄도미사일을 정확히 그려낼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SLBM 발사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발표 직전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바 있다. 지소미아 종료를 우리가 선택할 수 있고 카드를 끝까지 쥐고 있을 필요가 있었던 만큼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략적 목표와 가치는 국익과 안보 상황에 따라 언제든 재검토될 수 있다.

북한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직전 SLBM 발사를 감행했다. 5일(현지시간) 진행된 스톡홀름 협상은 아무런 협의 없이 결렬됐고 북한은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까지 들먹이는 상황이다. 지소미아 종료일은 오는 11월 23일부터다. 정부 당국자들이 이제는 지소미아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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