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법제처장 "재산비례벌금제 필요, 소송 장기화는 우려"

[the300]김형연 법제처장 "즉답 어렵지만 생각해볼 측면 있어"…'중립성' 지적엔 "좌고우면 않겠다"

김형연 법제처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형연 법제처장이 4일 "재산비례벌금제도는 어느 정도 입법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형사소송 장기화 등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제처 국감에서 재산비례벌금제도에 위헌 소지가 없느냐는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아 즉답하기에는 생각을 더 해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재산비례벌금제도는 범법자의 경제력에 맞게 벌금을 차등 부과하는 제도다. 범죄 행위 경중에 따라 벌금일수를 먼저 정하고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해 정한 '하루치 벌금액'을 곱한 후 벌금액을 산정하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조국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발표한 법무 제도 개혁 공약이기도 하다. 당정도 지난달 18일 벌금 형평성 강화 차원에서 추진 의사를 밝혔다.  

김 처장은 법안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 처장은 "똑같이 주차 위반이나 과속을 했을 때 돈 많은 사람에게 4만원, 6만원은 몇 푼 안 돼 위반으로 인한 제재가 아주 미미하다"며 "그런데 돈 없는 사람에게는 큰 돈이라 위반으로 인한 효과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 많은 사람의 범죄 유발도가 커지니 이를 줄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미한 범죄에도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죄질이 더 나쁜 이보다 많은 벌금을 내는 것이 공정하냐"는 이 의원의 반박에 김 처장은 "침해받는 사람의 기본권과 얼마나 비례하는지 검토해야 하겠다"고 전제를 달았다.

김 처장은 이 의원이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을 조사하느라 형사소송이 장기화되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침해된다"고 지적하자 "그런 점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김 처장은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 인사여서 법제 심사에서 중립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청와대 지시가 있어도) 좌고우면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산비례벌금제도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청사에서 열린 법사위 헌재 ·헌법재판연구원(헌재연) 국감에서도 언급됐다.

이 자리에서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은 김 처장과 다소 비교되는 의견을 내놨다. 박 처장은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재산비례벌금제도는 방향 자체가 조금 낯설다"며 "입법 과정에서 (헌법상 평등권과 차별금지 조항이 위배되는지) 신중하게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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