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헌재 사무처장, 첫 국감서 시작부터 혼쭐…왜?

[the300]사무처장 '쪽지 한 장'에 시작부터 여야 기싸움…박종문 "세련되지 못했다" 사과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사무처)·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이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종문 헌법재판소(헌재) 사무처장이 4일 지난 6월 사무처장 부임 후 처음으로 국정감사(국감)에 나오자마자 야당 의원들에게 혼쭐이 났다. 헌재 국감 장소를 관례대로 헌재 청사에서 할지 또는 국회에서 할지를 두고 여야가 직전까지 기싸움을 할 때 서면으로 의견을 냈다는 이유였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헌재·헌법재판연구원 국감은 시작부터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개의가 선언되자마자 자유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은 "1년에 한 번 하는 헌재 국감을 3시간만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법제처와 헌재 국감을 같은 날 할 수밖에 없다면 국회에 헌재가 와서 국감을 하면 시간이 절약된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한창 장소 논의가 있을 때 헌재 사무처장이라는 사람이 A4 반 장짜리 메모를 (의원실에) 남겨놓고 갔더라"며 "그 요지는 국회에서 국감을 하면 헌법재판소장은 못 나가고 사무처장만 나간다, 알아서 하시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헌재가 어떤 기관이길래 이런 통보를 하느냐"며 "헌재는 국회가 탄핵 소추,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할 때 비로소 심판할 수 있는 지극히 소극적, 수동적인 헌법기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헌재가 마치 대통령이나 법원, 국회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는 최고 국가기관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지극히 권위적이고 있을 수 없는 시각이다. 유남석 헌재소장이 인사말과 함께 이런 입장의 이유를 꼭 설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헌재 국감은 헌재 청사에 열리는 게 관례였다. 독립적인 헌법기관이라는 점에서 국회가 헌재를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 때문에 국회에 헌재소장이 직접 와서 답변하지 않는 것도 관례가 됐다. 국감에서도 헌재소장은 모두에 인사말만 하고 퇴장했다가 국감 종료 시점에 다시 인사말을 하러 국감장에 입장하곤 한다. 답변은 헌재 사무처장이 한다.

이 때문에 여당 의원들이 고성 섞인 항의를 이어갔다. 그러자 장제원 한국당 의원도 맞서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헌재소장은 국회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이 어떤 말이냐"며 "헌재 소장은 국회에 못 나오고 사무처장만 나가야 한다는 오만한 인식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다 말한 내용들을 감안해 헌재 청사로 국감 장소를 정한 것"이라며 "일단 헌재에서 국감을 실시하기로 결정된 이상 받아들이라"고 같은 당(한국당) 의원들을 달랬다.

대신 여 위원장은 박 처장이 인사말을 마치자 "들어가기 전에 법사위 간사들에게 일방적인 통보서를 전달한 경위 설명을 해 달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제 판단으로 장소를 헌재 청사로 와 해준다면 저희로도 뜻이 깊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헌재 증축 청사도 공사가 마무리 단계라 (의원들이) 와서 봐 주고 300명의 헌재 공무원들에게도 의원들이 직접 방문해 국감 하는 것이 큰 의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박 처장은 "다만 그 뜻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좀 세련되지 못해 제 불찰인 것 같다"며 "제가 미숙했다. (야당 의원들이 생각하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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