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조국 풍랑' 직면한 대법원…영장 발부 두고 여야 시비

[the300](종합)與 "영장 남발" 공세에, 野 "조국같은 '피의자' 봤나"…여당, 조국 수사검사 고발에 野 반발도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막을 올린 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법원행정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대법원도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를 휩쓴 '조국 풍랑'을 피하지 못했다. 2일 시작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 과정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법원이 검찰이 청구하는대로 영장 발부를 남발하고 있다며 법원을 다그쳤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70여건의 영장 발부 숫자가 적정했을 정도로 조 장관 같은 '피의자'가 없다며 법원 입장을 옹호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법사위 대법원 국감에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여당 의원들의 지적에 "기본적으로 공감한다. 압수수색 영장 신청·발부 건수가 대단히 많다"며 "국민의 법 생활에 어떤 불안한 영향을 미칠지 인권 보호 관련 소홀함이 없는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조 처장은 "인권 보호 차원에서 사법부 역할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각종 구속·압수수색 영장 발부 등 강제수사에 법원이 제 목소리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 처장은 다만 "구속영장도, 압수·수색 영장도 전국의 영장 법관들이 영장 발부 요건에 비춰 나름대로 사건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또 "압수수색 영장은 발부율이 과거 90% 선에서 80% 중간 정도로 발부를 제한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여당 의원들 지적에 해명했다.

여당 의원들은 영장 발부 통계들을 조 처장에게 제시하며 반박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법연감을 보면 지난해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87.7%로 나오는데 내용을 보면 '일부 기각'은 빠져있다"며 "'일부 기각'도 제한을 걸어 발부한 것인데 이것까지 합치면 지난해 발부율이 98.9%다. 기각율이 1.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영장의 '일부 기각'은 압수수색 대상이나 기간, 방법을 제한하는 것으로 사실상 '일부 발급'에 해당한다는 뜻이었다.

이 의원은 "헌법에 영장 발부를 판사가 하게 돼 있는데 발부율 99%라는 것은 헌법에 정해진 취지에 맞느냐"며 "고무도장처럼 영장을 막 찍어주는 현실이 법관으로서 자존심 상하지 않느냐"고도 말했다.

발부된 영장이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법원에서) 영장 발부 대장도 없고 사본도 없다고 했다"며 "영장을 발부했는데 사본이 없다면 (검찰이) 그대로 집행을 했는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말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지난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자택 압수수색 영장이 '주거의 평온'을 이유로 기각된 것을 언급하며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기준이 고무줄 잣대"라고 비판했다. 백 의원은 "사법농단 사건은 75일 동안 23건의 영장이, 조 장관에 대해서는 37일 동안 70곳 이상의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됐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수사기관들은 항상 별건수사의 욕망을 느낀다"며 "이를 제어할 기관이 법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장관 아들이나 조 장관 자녀가 지원한 모든 학교에 영장이 남발되는 것은 법원이 제어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들 말이 맞지 않다는 답을 조 처장에게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조 장관에 대해 '장관' 호칭을 떼고 지칭하기도 했다.

정점식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러 의원들이 조국 영장이 70건에 대해 발부돼 과도하다고 하는데 처장은 지금까지 공직 생활 하면서 조국 같이 많은 의혹이 제기된 공직후보자가 있었느냐"고 말했다.

이어 "자녀 입학 관련해 압수수색된 곳만 짐작해 봐도 10여 곳이고 서울대 한 곳만 해도 공익인권법센터와 환경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등 3곳은 됐을 것"이라며 "10여개 기관에 대해 최소 2~3군데 장소만 압수수색해봐도 30여곳"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조국 전 민정수석 비리는 공직자 비리 종합판"이라며 "70여곳 압수수색을 한 것이 과도한 검찰 권한 남용이라는 얘기를 법률 전문가들이 해야 할 말인가 의문"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은 "오늘 듣자하니 곧 검찰에서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 같은 분위기가 잡히더라"며 "여당이 법원을 압박해 함부로 영장 발부 말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이날 여당 의원들의 검찰 고발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국감 진행 중 서울중앙지검에 조 장관과 그 친인척 관련 수사 담당 검사와 검찰 관계자를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이들이 "지난 8월부터 조 장관의 친인척과 관련해 조 장관의 자택을 포함한 70여 곳에 이르는 곳에서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 피의사실을 공판 청구 전에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을 포함한 한국당 의원과 언론에 누설·공표하는 방법으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피의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 집행 과정에 코미디같은 일"이라며 "그로 인해 법 집행 과정에 검찰권이 압박 받을 것이 사실이다. 과거 법원 사례에 비춰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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