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의 대북 시그널, 관계 변혁(transformation)의 재구성

[the300]"北에 희망적 신호" 분석 속 실무협상 미정…文 30일 민주평통 연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19.09.24.【뉴욕=뉴시스】전신 기자 =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등 뉴욕 외교일정 결과, 정부가 한미 양국의 대북한 관계 전환(transformation) 공감대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과 관계를 질적으로 바꿀 의지가 충분하고 확인도 됐으니 의심하지 말고 대화테이블에 나오라는 신호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과 만나 "한미 하우스(청와대와 백악관) 차원에서 '전환' 표현을 처음 사용한 것"이라며 "양국 정상이 북한과 관계를 변화시키는 데 얼마나 의욕적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현지에서 직간접 확인된 사실과 이 간담회 내용을 종합하면 한미 정상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회담결과에 '전환'을 담기로 했다. 양자회담 결과를 각각 브리핑할 경우도 그 표현은 조율한다. 이 조율은 최종결정권자인 양 정상의 확인을 거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뉴욕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할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정세에 '트랜스포메이션' 표현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니다. 청와대(블루하우스)와 백악관(화이트 하우스) 사이에서 이 표현을 담은 게 처음이다.

청와대와 정부에 따르면 이 '전환'은 남북 및 북미의 70년 적대관계 구조를 그대로 두고 조금 개선하는 정도가 아니다. 질적으로 다른 관계다. 단순 전환이 아니라 변혁 또는 대전환이라는 것이다. 정전상태를 끝내야 가능한 일이므로 종전선언의 조건이나 방식도 한미간 테이블에 올랐을 걸로 보인다.

이는 국내는 물론이고 북한을 향한 메시지다. 정부 관계자는 "'관계의 전환'은 북한에 희망적인 신호를 줬을 것"이라고 외신에 말했다. 그는 한국의 역할이 중재, 촉진자에 그치지 않는 '당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역할은 협상(중재)이 아니라 구조화"라며 "한반도에 안정된 환경을 조성해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처럼 평화의 정착, 대화의 구조화가 성공한다면 한미 두 정상은 재임중 한반도 질서를 획기적으로 바꾼 '트랜스포머'로 기억될 것이다. 물론 이것이 대전환의 서막인지 또 한 번 장밋빛 기대에 그칠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관계 전환의 대전제는 역시 비핵화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는 폐기하더라도 핵기술과 노하우를 유지한 채 중국과 같은 경제성장 단계로 진입하는 경우 한반도는 항구적 평화가 아니라 새로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체제가 보장된 가운데 첨단 과학기술과 경제를 발전시키고 핵능력도 건재하다면 북한이 동북아에 더욱 위협적 존재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계전환이 큰 틀의 방향이라고 해도 실제 실무협상에서 미국은 엄격한 비핵화 목표와 로드맵을 요구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실무협상 개시 시점이 이달을 넘겨 다음달로 미뤄진 점, 다음달 북중수교 70주년을 앞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설 등을 고려하면서 북미 실무협상을 뒷받침하는 노력을 계속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제19기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출범식을 연다. 정세현 신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임명후 민주평통을 재정비하는 것으로, 민주평통의 성격상 한반도평화나 대북관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진전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외신 간담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연말까지 한 번 더 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 "북한의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있어 중요지점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고도 했다. 

북한의 대남 비난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말하면 좋은 일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불만족을 다른 세계와 소통하는 방법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북측 당국자들이 보내는 긍정적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 북미 실무급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대 강연에서 "미국과 북한 정상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관계 전환, 항구적 평화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상황을 바꾸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성명에서 "북미관계를 전환하기 위한(to transform) 협상에 나설 수 있다"며 "조속한 비핵화를 2021년 1월까지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