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北, 미국에 원하는 새 계산법 '체제보장' 방점"

[the300]유엔총회서 북측인사 접촉가능성엔 “지켜볼 필요 있다”

【인천공항=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할 예정이다. 2019.09.19. dahora83@newsis.com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보상(상응조치)으로 원하는 것이 “최근 제재해제보다는 체제보장 쪽으로 옮겨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원하는 미국의 ‘새 계산법’과 관련해 이같이 말하고 “하지만 정작 북한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북한의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안보를 보장한다는 것은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측의 얘기를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그쪽(북한) 얘기를 먼저 들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북미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후 일주일이 지난 16일 체제보장을 요구하는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의 추가 담화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18일 “체제보장은 정치적인 인정과 외교관계 정상화, 경제적 제재완화, 군사적인 보장 등 포괄적인 개념인데 특히 군사 분야의 안전보장과 관련해선 북미가 해야할 일이 있고 남북이 해야할 일이 있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은 남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남북간 해야될 일이 훨씬 크다. 이것은 북한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체제보장에서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론’을 언급했다.

여기서 핵심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종전선언’이다. 남북정상은 지난해 4.27 판문점 회담 때 연내 종전선언에 합의한 바 있다. 이도훈 본부장은 체제보장 카드로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당연히 (우리 정부의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협상 조만간 가능성, 뉴욕채널 항상 열려있어”

【평양=AP/뉴시스】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께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미국에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올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최선희 부상이 2016년 6월 23일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모습. 2019.09.10.
이도훈 본부장은 조만간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 9일 최선희 제1부상이 대화로 복귀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도 수주 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채널이 항상 열려 있는 상황이다. 필요하다면 소통은 언제든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날짜와 언제 하겠다는 것이 나와야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 싶다”고 했다.

뉴욕채널이란 미 국무부와 북한 유엔대표부간 접촉채널로 공식 외교관계가 없는 북미가 메시지를 나누는 통로다. 양측은 뉴욕채널을 통해 실무협상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국에 ‘새 계산법’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하노이 이후 북한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생각이나 입장이 제시되고 있다. 사고의 유연성을 갖고 움직여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20일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한미 간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백악관·국무부 인사를 비롯해 학계 전문가 등과 만난다. 워싱턴 일정을 마친 뒤에는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으로 이동해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다시 갖고 한미일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도 조율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유엔총회 기간 북측 인사와의 접촉 가능성에 대해선 “저희는 언제든지 만나는 것을 환영하겠지만 그쪽에서 계획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총회 기간이 길어 어떤 일이 있다고 예단하긴 힘들어 좀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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