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내년 '봉오동 100주년' 맞춰 추진

[the300]카자흐 외교부 장관 방한 계기 논의…文 의지 강해

카자흐스탄 키질오르다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묘소/사진=독립기념관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 묻혀 있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내년 6월7일 '봉오동 전투 100주년'에 맞춰 국내에 봉환하는 것이 추진되고 있다.

19일 정부 및 외교가에 따르면 최근 베이부트 아탐쿨로프 카자흐스탄 외교부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건이 양국 간에 논의됐다. 아탐쿨로프 장관은 지난 16일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과 회담을 가졌던 바 있다.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문제는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때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제였다. 그 후속논의가 이번에 이뤄진 것이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양국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을 다가오는 봉오동 전투 100주년 기념일(2020년 6월7일)까지 진행한다는 목표에 공감대를 가진 채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1920년 6월7일 있었던 봉오동 전투는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었던 홍범도 장군이 주도해 치른 대표적인 항일 무장투쟁이다.

문 대통령의 의지가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카자흐스탄 방문 당시 "홍범도 장군은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최고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총사령관으로서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고, 내년이면 100년이 된다"며 "늦어도 내년에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봉환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 당장 내년 진행될 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홍범도 장군은 카자흐스탄 고려인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이 큰 인물인 만큼, 현지 사회와 협의가 필수적이다.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는 게 결정될 경우, 카자흐스탄 현지에 기념관이나 추모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수도 있다.

북한과의 관계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홍범도 장군의 서거(1943년)가 76년 전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유해봉환이 되지 못한 이유가 남북분단에 있기 때문이다. 평양이 고향인 홍범도 장군에 대한 정통성을 북측이 주장하면서 남북이 대립했고, 결국 유해봉환이 이뤄지지 못했었다.

고려인 사회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까지 엮인 문제인 만큼, 우리 정부는 조심스럽게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이번 아탐쿨로프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도 구체적인 접점을 도출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진행되는 한국-카자흐스탄 간 실무급 협의 등을 통해 계속 구체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봉오동 전투 100주년의 의미를 서로 잘 알고 있지만, 날짜를 맞춘 단계는 아니다"며 "절차상으로, 기술적으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날짜를 정해서 카자흐스탄 측에 제안하기에는 아직 어려운 단계"라고 설명했다.

과거 그 어느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강한 점은 기대할만한 요소다. 문 대통령은 지난 카자흐스탄 방문 직전 "남북관계와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은 별개의 문제"라며 이를 정상회담 의제로 만들었던 바 있다. 전용기 및 현지공항 사정상 이뤄지진 못했지만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묘소에 참배를 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기도 했다.

한편 홍범도 장군은 1868년 평양 태생으로 한반도 북부와 만주를 무대로 무장 독립투쟁을 했다. 소련의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에 의해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로 강제이주 당했고, 그곳에서 1943년 서거했다. 말년에는 현지 고려인 극장의 경비를 서거나 표를 팔며 쓸쓸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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