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미회담 띄워놓고 제재 고삐조인 트럼프

[the300]‘초강경파’ 볼턴 경질하며 대화 손짓도…강온양면 전략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북한이 이달 하순 실무협상 재개를 언급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내 3차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등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 협상 재개까지는 치열한 기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제재는 제재대로 유지하는 강온 양면 전략을 통해 대북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는 해킹그룹 3곳에 제재를 가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OFAC은 2017년 전 세계를 강타한 랜섬웨어 '워너크라이' 사태를 비롯해 각종 국제금융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라자루스 그룹 △블루노로프 △안다리엘 등 3개 해킹조직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이들 조직과의 거래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올해 들어 대북 독자제재를 가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 3월에는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사 2곳이, 6월에는 북한과의 거래를 위해 은행계좌를 개설해 준 러시아 금융회사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특히 OFAC의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시사한지 하루 만에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연내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일정 시점에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도 지난 9일 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9월 하순 대화재개’ 의향을 밝힌 이후 7시간여 만에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바 있다. 북미 모두 협상 의지를 밝히면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줄다리기를 벌이는 모습이다.

◇트럼프, 볼턴 경질…北 대화 유인책 내놓을 듯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존 볼턴에게 백악관에서 더는 그가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라고 말했다고 밝히며 여러 사안에서 그와 심한 의견 불일치를 겪었다고 경질 사유를 밝혔다. 사진은 존 볼턴 보좌관이 2018년 4월 9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2019.09.11.
다만 양측의 기싸움이 대화의 판을 깨뜨리는 수준으로 전개되진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을 경질한 만큼 북한도 여기에 화답해올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트럼프정부의 전반적인 비핵화 전략 변화를 나타낸다.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 해법으로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 개념인 '리비아 모델'을 강조해왔고, 북한은 정권붕괴로 이어진 리비아 모델에 극도의 반감을 표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볼턴 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따르며 핵무기를 모두 넘기라고 요구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불쾌감을 주는 등 일부 실수를 저질렀다. 그의 발언으로 대북 협상에서 차질이 빚어졌다"며 경질 배경을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유연한 대북접근을 비롯해 북한이 요구해온 ‘새 계산법’이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년 미국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올 연말까지 외교 치적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3차 북미정상회담에 보다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3차 회담의 관건은 양측이 ‘비핵화 해법’에서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여부다. 미국은 비핵화의 최종상태를 설정한 뒤 로드맵을 그려나가는 포괄적 합의를, 북한은 ‘행동 대 행동’으로 상응조치를 맞교환해 나가는 단계적 비핵화를 원하고 있다.

탐색전 성격의 1·2차 회담을 넘어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는 3차 회담으로 가기 위해서는 첨예한 이견차가 드러났던 비핵화 해법의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북미의 구체적인 전략은 이달 하순 재개될 실무협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