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남긴 것]'돈' 없고 '빽' 없는 평범한 국민들의 분노

[the300]⑤입시…국민이 조국에 분노한 이유, 사회지도층의 '카르텔'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 과정은 우리 사회의 입시 제도를 되돌아보게 했다. ‘합법’의 테두리안에서 벌어진 ‘사회지도층의 카르텔(담합)’은 돈 없고 뒷배 없는 평범한 국민들을 분노케했다. 조 장관의 딸 조씨가 고려대 입학 당시 활용한 입학전형은 2007년 정부가 ‘입학사정관제’다. 

대입수학능력시험과 별도로 획일적인 점수 위주의 선발방식에서 벗어나 교내·외 활동, 면접 등을 활용해 학생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도입 취지와 달리 입학사정관제는 사회지도층 자녀들이 성적 이외의 방식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뒷문’으로 활용됐다. 

입학사정관제는 각종 경시대회 수상 실적, 논문 실적, 봉사 활동 등을 요구했는데 이는 부모가 전문직이거나 교수일 경우 돈과 인맥, 능력을 십분 발휘해 자녀의 스펙을 쌓아주는 등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는 항목이다. 이 때문에 입학사정관제는 도입 당시부터 ‘현대판 음서제’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교육부가 올해 5월 발표한 ‘미성년 공저자 논문 및 부실학회 참가 조사 및 조치 결과’과는 이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악용됐는지 잘 보여준다. 

교육부 조사 결과 2007년부터 지금까지 총 50개 대학에서 87명의 교수가 160편의 논문에 자신의 자녀를 공저자로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중 경일대, 포항공대, 청주대, 가톨릭대, 서울대 등 총 5개 대학의 교수 7명은 14편의 논문에 자녀가 논문 작성에 정당한 기여를 하지 않았음에도 공저자로 등재했다. 

공저자로 등재된 자녀 8명 중 6명은 국외 대학에 진학했고, 2명은 국내 대학에 들어갔다. 부모의 능력이 곧 자녀의 입시성적이 되는 셈이다.

조 장관의 딸 역시 2008년 고교 2학년 시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으로 활동하면서 의학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인턴 품앗이’ ‘동양대 표창창’ 등 의혹도 쏟아졌다. 불법으로 밝혀진 것은 아직 없다.

제도를 따른 것이란 항변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 속에 스며있는 특혜, 카르텔 등은 손질해야 할 과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입시제도 개편이 담아야 하는 숙제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2013년에 이미 입학사정관 전형을 없애고 지원자의 외부 실적을 대입에 활용하는 것 자체를 규제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을 도입했다. 그럼에도 공정성, 특혜 논란은 여전한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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