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朴정부 '北종업원 집단탈북 발표' 문제 인정

[the300]인권위 “통일부, 탈북민 주무부처로서 위상에 오점 남겨”

탈북자 13명이 지난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모처에 도착해 숙소로 걸어들어가고 있다. 통일부는 8일 해외 북한 식당에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해 지난 7일 서울로 입국했다고 밝혔다. 2016.4.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통일부는 박근혜정부 때인 2016년 4월 중국 류경식당의 북한 여종업원들이 집단 탈북한 사실을 그 당시 통일부가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과 관련, 공표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를 사실상 인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전날 ‘정부가 이들의 입국을 언론에 공표한 것은 인권침해이자 인도주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한데 대해 “통일부는 인권위의 결정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공표 과정에서의 동의 문제나 개인정보보호에서 적절하지 않은 부분의 업무 개선 필요성에 대해 나름대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 과정에서의 여러 문제점이나 재발방지를 위해 필요한 내용 등이 한꺼번에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닝보 류경식당 여종업원 12명과 지배인 1명의 집단 탈북사건은 2016년 4월 8일 통일부가 이들의 탈북 사실을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20대 총선을 불과 닷새 앞둔 시점에 공개돼 일각에선 여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국가정보원이 기획탈북을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통일부는 그동안 북측에 남겨둔 가족들의 신변 문제 등을 이유로 탈북 관련 정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그 관례를 깼고, 심지어 여종업원들의 사진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기획탈북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해 2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대응 태스크포스(TF)'는 전날 인권위가 보내온 결정문을 공개했다.

◇인권위 “집단탈북 발표 위법, 기본권 침해”

【서울=뉴시스】북한의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 TV는 지난 24일 홈페이지에 '집단탈북 사건의 비열한 음모를 까밝힌다' 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에는 탈북한 중국 북한식당 종업원들과 함께 근무한 동료들의 인터뷰가 담겨있다. 이들은 "남한과 결탁한 지배인의 꾀임에 동료들이 속아 넘어갔다"라며 주장했다. 사진은 탈북한 종업원들과 같은 식당에서 일했다는 여성들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 2016.04.25. (사진=우리민족끼리 TV 캡쳐) photo@newsis.com
결정문에 따르면 인권위는 탈북 종업원의 집단입국 과정에서 국가기관이 위법하고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민변TF의 주장을 기각했다. 다만 당시 발표 배경과 과정에는 위법한 부분이 있었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정부의 기본 방침은 탈북 관련자와 북측 가족의 신변 안전을 위해 탈북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며 "제3국과의 외교문제가 발생하거나 탈출 경로가 공개돼 탈출 봉쇄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 공표 당사자인 통일부는 탈북민 주무부처로서의 위상에 오점을 남겼다"며 언론 공표 과정과 문제점, 재발방지 등의 입장을 밝히고 당사자들의 비밀과 안전이 보장되도록 관련 업무를 개선해야 한다고 통일부에 권고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민 입국 사실이) 부득이하게 언론에 공개돼야 할 경우 이에 대한 기준과 절차를 좀 더 투명하게 마련해 나가는 게 하나의 업무개선 대책 속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5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국제진상조사단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중간보고서를 통해 “12명의 종업원들이 지배인의 속임수에 넘어가 강제 납치됐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진상조사단은 국제민주법률가협회(IADL)와 아시아태평양 법률가연맹(COLAP) 소속 법률가들로 구성됐다. 조사단은 이달 말까지 최종 진상조사결과보고서를 완성해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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