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남긴 것]진보의 민낯? '조국 정국'에 드러난 한국당의 민낯

[the300]⑦한국당의 민낯…당 지도부 판단 미스 반복 '갈팡질팡', '조국'으로 보수대통합 계기 삼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관련 긴급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조국 정국'을 거치며 가장 공격을 많이 받은 이는 조국 법무부장관과 주변 인사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청와대와 여당도 비판을 들었다. 조국 임명 후 비판의 화살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으로 향한다. 대여 공격의 '적기'를 잡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격의 키를 쥐어야 하는 야당이 청문 정국에서 주도권을 놓치면서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하는 '결정적 한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 지도부는 장외투쟁·원내투쟁·정책투쟁 등 3대투쟁 총력전을 펼쳐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조국 정국'에서 전략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당 지도부는 청문회 개최 여부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는 '악수' 끝에 후보자 의혹 관련 증인들이 불참한 '맹탕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 개최를 줄기차게 요구하던 한국당은 검찰의 조국 일가족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보이콧'을 고려했다. 

이후 9월 2~3일 청문회 개최에 합의했다가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했다. 2일 오전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가족 증인 채택 철회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당과 후보자는 초유의 '국회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청와대의 후보자 강행임명 기류도 읽히는 상황에서 '추석 때까지 시간 끌기' 전략에만 치중하다가 공수가 뒤바뀌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도부의 협상 전략을 비판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면서 청문회 개최가 절실했던 한국당은 증인 출석을 강제할 수 없는 청문회에 합의했다. 청문 기간도 이틀에서 하루로 줄었다. 

한국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위원들을 중심으로 후보자 딸 입시 특혜 의혹, 사모펀드 투자 의혹, 웅동학원 채무 회피 의혹 등을 제기했다. 여론조사에서 증명되듯 각종 의혹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청문회를 열고 보니 후보자와 여당의 방어 논리에 막히며 궁지에 몰아 넣지 못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증인도 안나오는 청문회를 열어 조국 장관 임명의 판을 깔아준 셈이 됐다"며 "검찰의 압수수색 등 외부적 요인에 갈팡질팡하다가 길을 잃었다. 총선까지 지도부가 순항할 수 있을 지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장관 임명 다음 대응도 '장외투쟁'이라는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당은 10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왕십리 일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정권 규탄 대회를 열고 연이은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이날부터 '조국 사퇴 1000만 국민 서명 운동'도 시작했다. 11일에는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방문한다. 

9일 장관 임명 직후에는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참배 직후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광화문 1인 시위에 나섰다. 

한국당 관계자는 "현충원 참배는 애국을 중시하는 우파의 성지같은 곳이라 결의는 다지는 의미에서 그런 장소를 선택한 것"이라면서도 "'나라를 지키지 못해 사죄한다'는 취지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너무 '올드'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조국 장관 임명 강행이라는 여권의 정면돌파가 보수대통합의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이 빠르게 공동 전선을 형성하면서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았다. 보수 대통합의 우선순위로 꼽히는 바른미래당한테 먼저 국민연대에 참여해달라고 손을 내민 것이다.
 
황 대표는 "뜻을 같이 하는 야권과 재야 시민사회단체, 자유시민들의 힘을 합쳐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살려내야 한다"며 "국민연대가 이 나라의 폭정을 막는 마지막 힘이 돼야 한다"고 했다.

보수 대통합의 또 다른 축으로 평가받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조국 장관 임명 철회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민의 저항권'까지 거론하며 연일 발언 수위를 높이는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제안한 국민연대에 "이번 조국 사태 해결을 위한 일에는 저나 시민들, 정당들 누구라도 협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 입당설이 끊이지 않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계단에서 삭발식을 하고 조국 장관 임명에 저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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