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대통령의 시간', 변수는 '검찰·국민의 시간'

[the300]임명강행→여야 전면전 발발 불가피…중도층 여론 방향 주시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찰수사 대책 등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왼쪽 사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같은 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9.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통령의 시간'이 길어진다. 대통령의 결단을 지켜본 민심은 '국민의 시간' 추석 명절을 거치며 방향을 잡는다. 여야는 시나리오별 조국 대전(大戰)에서 총력 대응에 나선다. 명절 직후부터 본격화되는 제20대 국회 마지막 정기회 일정부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8일 오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휴일에도 불구하고 각각 국회에서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임명 여부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체적인 방안이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날 선 대립은 계속됐다.

민주당은 여전히 임명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조 후보자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도 연일 비판한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검찰이 압수수색 내용을 흘려 언론플레이에 나섰다고 지적하며 "검찰의 무소불위 수사권 남용이야말로 권력기관 개혁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최후통첩' '민란' 등 거센 표현을 앞세워 지명철회를 압박했다. 황교안 대표는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날이 문재인 정권 종말의 시작이다. 최후통첩"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임명하면 민란수준의 저항이 있을 것"이라며 "한국당은 이 저항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장고 끝에 결국 '조국 장관'을 임명한다면 현 정권 들어 최악의 강대 강 대치는 불가피하다. 여당은 청와대가 정면돌파를 선언한 만큼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개혁추진에 집중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당은 바른미래당과 공조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전면에 내건다. 설 명절 이후 주말 장외집회 등 원외투쟁도 수위를 높인다.

정기국회는 일부 파행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역풍 우려가 있는 전면 보이콧(거부)은 하지 않겠지만 내년도 예산안과 주요 법안 처리에서 일체 협조를 거부할 수도 있다. 대신 법사위는 물론 교육위, 정무위 등 각 상임위 올해 국정감사를 '조국 국감'으로 삼아 집중 공세를 펼치는 전략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이달 17~1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23~26일 대정부질문, 30일~10월19일 국정감사 등 이미 합의된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연말까지 '조국 전쟁'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여당은 '개혁 vs 반개혁' 프레임으로 여론 반전을 시도하고, 야당은 조국 논란을 계기로 '반문'(反文) 여론을 확산 시켜 보수 대통합의 구심력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9.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만약 지명을 철회하더라도 당분간 냉랭한 정국은 이어질 전망이다. '조국 사수'에 집중했던 민주당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한국당은 특검을 제외한 국정조사와 국감 공세를 계속하는 등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이 어떤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지지층의 이탈을 막으면서 조 후보자를 반대했던 중도층까지 붙잡을 수도 있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민심을 수습하는 모양새다.

변수는 검찰과 여론이다.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리더라도 향후 수사과정과 중도층 동향을 살필 수밖에 없다. 검찰이 새로운 혐의나 증거를 포착하거나 사모펀드 의혹 등에서 범여권으로 수사대상이 확산 된다면 파장은 걷잡을 수 없다. 반대로 무리한 수사인지 지켜보는 국민의 눈길도 매섭다.

당·정·청이 검찰과 이미 정면충돌 양상으로 들어간 터라,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과 검찰총장의 반발 등이 벌어지며 국민 여론이 요동칠 수도 있다. '대통령의 시간'이 끝나면 '검찰·국민의 시간'이 맞물리는 고차 방정식으로 빠져든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