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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티안(라오스)=뉴시스】박진희 기자 = 라오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라오스 비엔티안 메콩강변에서 '한-메콩 관계 발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2019.09.05. pak7130@newsis.com |
라오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비엔티안의 메콩강변에서 '메콩 비전'을 발표했다. "한국은 메콩 국가들과 함께 번영하길 바라며, ‘한강의 기적’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라오스에 앞선 미얀마 방문 때도 '한강의 기적'을 강조했다. 양곤에서 진행된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에서 "한국이 경제성장으로 ‘한강의 기적’을 만든 것처럼, (경협산단이) 미얀마의 젖줄 ‘에야와디강의 기적’을 만드는 디딤돌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태국을 제외한 메콩강 유역 국가(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들은 아세안 내에서 경제발전이 뒤처진 곳으로 꼽힌다. 이들 국가에는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한국식 경제발전 모델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경제발전 초기 단계부터 '코리아 스탠다드'를 현지에 구축한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메콩 비전'을 통해 "한국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미얀마개발연구원(MDI),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미얀마무역진흥기구(MYANTRADE), 한국의 카이스트와 베트남의 한-베트남과학기술연구원(VKIST)의 협력으로,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적극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신남방정책이 ‘사람, 상생 번영, 평화를 위한 협력’을 골자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얀마에서는 "같은 배를 타면 같은 곳으로 간다"는 현지 속담을 인용하며 "평화와 번영을 위해 같은 배를 타자"고 제안했다.
메콩강 자체의 잠재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메콩강은 총길이 약 4909km에 달하는 거대한 강이다. 전 세계 쌀 생산량의 15%가 생산된다. 아시아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이유다. 전 세계 내수면 어업의 25%가 메콩 지역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메콩을 따라 이미 운영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수력발전용 댐은 총 212개에 이른다. 강변의 아름다운 풍경은 관광자원으로 충분하다.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아세안 지역은 해양 국가들과 내륙의 메콩강 지역 국가들로 구분할 수 있다. 태국을 제외한 메콩 지역 국가들은 경제성장에 막 돌입하고 있다"며 "우리는 빠른 경제성장의 경험이 있다. 한강의 기적을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어나가는게 가장 큰 역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경제가 발전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해양 국가들과 태국의 경우 '일본 헤게모니'가 존재한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이곳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사람도 제도도 일본 편이다. 아세안에서의 극일이 필요한 이유다. 실제 지난해 아세안 지역 해외직접투자(FDI) 1547억 달러(약 187조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국가는 일본(212억 달러, 약 26조원)이었다.
문 대통령이 태국을 방문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축소균형’을 낳는 보호무역주의에 함께 맞서는 것은, 자유무역의 혜택을 누려온 양국의 책무"라고 밝힌 것에는 이같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태국에서의 '일본 헤게모니' 모두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일본에 대한 공세 일변도로 나가기 보다는 코피티션(coopetition, 협력적 경쟁)에 가까운 접근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세안 국가들의 제도 등이 일본 친화적인 측면이 있는 만큼, 이용할 것은 이용하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일본 금융의 자본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이 인프라 시공을 하는 등의 접근도 얼마든 가능하다.
주 보좌관은 "일본 기업들이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신남방 지역(아세안)의 기업들과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공간을 넓히려면, 한편에서는 협력이 돼야 한다"며 "한편에서는 협력, 한편에서는 경쟁이 공존할 것이다. 일본이 아니라도, 중국의 일대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협력 등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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