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스토리]文, 리틀타이거·쌀의 나라에 "고마워" 왜

[the300]6.25 태국군 참전-미얀마 쌀 지원, 신남방 경제협력 상생추진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9.09.06 05:00
문재인 대통령과 아웅산 수찌 미얀마 국가고문이 3일 미얀마 네피도 대통령궁에서 미얀마 학생들을 위해 기증한 스쿨버스를 살펴보고 있다. 2019.09.03. 【네피도(미얀마)=뉴시스】박진희 기자 = pak7130@newsis.com
'진심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얻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5박6일 태국, 미얀마, 라오스 순방에서 특유의 진심외교로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주력했다. 특히 태국, 미얀마에선 한국전쟁 시기까지 거슬러가는 인연과 우호를 강조하고 고마움에 보답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한국전쟁 폭찹 고지 전투 때 태국군 중대장이던 아폰 우타까녹 등 6명의 참전용사, 또다른 참전군인들의 후손 등을 만났다. 문 대통령들은 이들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직접 걸어줬다. 평화의 사도 메달은 한국전쟁 희생을 기리기 위해 우리 정부가 1975년부터 유엔 참전용사에게 수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태국을 떠나는 3일 SNS 글에서 "태국 참전용사들께 '평화의 사도 메달'을 달아드릴 수 있어, 매우 기뻤다"고 썼다.

◇'리틀 타이거' 태국과 한국전쟁= 1950년 6월25일, 한국전이 발발했고 태국은 6월30일 아시아에서 맨처음 참전을 결정했다. 당시 연합군에서 육해공군을 모두 보낸 나라는 미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태국까지 4개국이었다. 태국 군인들은 1952년 절대적인 열세에서 중공군과 싸워 경기 연천 천덕산의 폭찹 고지를 지켜냈다. 

태국군은 연합군 사령관이 작은 호랑이(리틀 타이거)라고 부를만큼 용맹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태국은 종전 후에도 1972년까지 한국에 주둔, 전후복구사업에 기여했다. 

태국에도 한국전의 기억이 선명하다. 방콕 동부의 촌부리에 자리한 태국 21연대가 한국전 참전부대다. 이곳의 참전기념비는 경기도 포천의 ‘태국군 6.25전쟁 참전기념비’와 똑같이 생겼고 크기만 1/3 정도로 작다. 방콕 북쪽 람인트라 지역엔 참전용사 마을이 있고 2014년 국방부와 롯데그룹은 정전6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회관 '리틀타이거홀'을 지었다. '

【방콕(태국)=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방콕 총리실 청사에서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친수하며 한국전에서의 희생과 공헌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2019.09.02. pak7130@newsis.com

◇끼니걱정 한국에 미얀마의 쌀 지원= 3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국빈 만찬, 4일 미얀마 옛 수도 양곤에서 가진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 및 비즈니스 포럼에선 미얀마가 한국전쟁때 지원해 준 '쌀'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70여 년 전 한국전쟁 당시 미얀마가 한국에 지원해 준 5만 불 규모의 쌀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매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한국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며 “한국은 아직도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보답하듯 네피도 학생들의 통학용 스쿨버스 60대를 기증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 국가수반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함께 버스를 둘러봤다. 윈 민 미얀마 대통령은 국빈만찬에서 버스 기증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경제발전 안간힘 '한국의 힘' 주목= 라오스는 한국과 묘한 고리가 있다. 정치이념적으로는 사회주의 체제를 오래 유지해 북한과 우호관계이기 때문이다. 한-라오스는1974년 6월 외교관계를 수립했지만 1년만인 75년 7월 단교했다.

반면 최빈국에서 벗어나려 시장경제 요소를 적극 도입하면서부터는 한국과 협력을 갈망하고 있다. 1995년 재수교하면서 관계가 급속히 개선됐다.
【방콕(태국)=뉴시스】박진희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돈 쁘라맛위나이 태국 외교부 장관이 2일 방콕 총리실 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바라보는 가운데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2019.09.02. pak7130@newsis.com

이처럼 문 대통령이 방문한 3개국은 과거의 인연을 미래의 파트너십으로 이어갈 동기와 잠재력이 풍부하다. 우리 입장에서도 아세안 회원국들과 전면적 협력이 신남방정책의 요체다. 일본의 경제적 그늘에서 벗어난다는 '극일'도 연결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는 데 아세안이 가장 가깝고 유력한 무대다.

한편 한-태국의 군사분야 교류는 21세기까지 이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체결했다.

라오스엔 2011년 우리정부의 무상원조로 국립아동병원이 건립됐다. 코이카 등이 라오스 농업기술 향상과 농촌공동체 발전을 도우면서 '농업 한류'를 만들고 있다. 라오스는 입국하는 한국인 방문자들에게 30일 비자면제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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