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문회 번복 위기…나경원 리더십 시험대

[the300]원내대표 합의부터 법사위 간사단 협상까지 무슨일이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합의 후 발표를 하고 있다. 2019.9.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6일 열기로 합의했지만 증인채택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어떤 증인을 채택할지 합의되지 않으면 청문회 실시의 건, 자료제출 요구의 건 등을 의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자칫 양당 원내대표간 합의도 번복될 위기다.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에 합의했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인 딸과 아내 등 가족은 증인으로 부르지 않기로 양보했고 다른 증인들도 간사단 협의로 위임했다.

청문회까지 닷새의 법정 기간을 확보하지 못해 증인 출석의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모든 증인이 출석을 거부하면 '증인 없는 청문회'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어차피 주어진 시간이 이틀뿐이라면 주어진 기간 안에서라도 청문회를 하는 것이 조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다시한번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로 많은 이견이 있었지만, 국회 책무를 이행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으로 6일에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기로 합의했다"며 "조 후보자만 불러 청문회를 진행해도 부적격한 실체를 드러낼 수 있다고 판단해 증인을 고집하지 않고 통 크게 양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 합의 직후 당내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한국당 법사위원인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굴욕적인 청문회에, 백기투항식 청문회에 합의했다고 한다"며 "이틀이 보장된 청문회를 하루로, 단 한 명의 증인도 없는 청문회에 어떻게 합의를 할 수 있는지 도대체 원내지도부의 전략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역시 한국당 법사위원인 김진태 의원도 "가족사기단의 범죄행각이 시시각각 드러나는 판에 한가하게 청문회 할 때가 아니다"라며 "괜히 청문회 하자고 쇼하지 말고 이제부턴 특검 논의하자"고 했다.

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도 나 원내대표에게 격렬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날 오후 5시에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까지 이어졌다.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어떤 증인을 채택할지 합의되지 않으면 청문회 실시의 건, 자료제출 요구의 건 등을 의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증인이 없어도 인사청문회를 하겠다는 원내대표간 합의를 깼다고 주장하며 한국당을 비판했다. 한국당은 증인채택은 간사단 위임사안이라며 협의하면 될 문제라고 맞섰다. 결국 법사위는 이날 증인채택은 물론 청문회실시의 건도 의결하지 못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과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5일 오전부터 모여 증인채택 협상에 돌입했다.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 딸의 허위 표창장 의혹을 빚고 있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 등 12명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3명만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맞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한국당은 최 총장의 증인채택 여부를 두고 날을 세우고 있다. 송 의원은 최 총장을 가리켜 "이사람 정치공세하는 사람"이라며 "신문마다 돌면서 조국 사퇴하라고 하고 다닌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문회장을 정치공세의 장으로 만들려한다"며 "이 양반 태극기부대 나온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의원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학교에선 준 적 없다고 하고, 본인들은 받았다고 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서 조 후보자 책임이 왜 없다는 거냐"고 따졌다.

자칫 증인채택에 합의하지 못하면 청문회 자체도 열리지 못할 위기다. 나 원내대표가 협상에 합의한 결과가 당내에서 또 한번 거부되는 셈이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6월 국회정상화 합의 때 3당 원내대표 합의안에 서명했지만 의원총회에서 추인이 거부된 바 있다.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한국당 조국 인사청문회대책 TF 소속인 김용남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청문회가) 만약에 깨진다고 하면 사실상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이라며 "원내대표 나가라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청문회를 오락가락, 갈팡질팡 청문회로 만들더니 드디어 여당 2중대 역할이나 다름없는 합의를 해줬다"며 "야당을 그만 망치고 즉시 내려오는 것이 야당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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