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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북측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남측으로 내려오고 있다. /방송화면캡쳐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
가장 주목되는 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다음달 유엔총회 참석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북미 고위급 회담성사 여부다. 올해 제74차 유엔총회는 다음달 17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하며, 각국 고위급 참가자의 일반토의 연설은 9월2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이날 리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불참할 수 있다고 보도했지만, 진위 여부는 예단할 수 없는 단계로 알려졌다. 다만 리 외무상이 이달 초 태국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도 개최 수일 전 돌연 불참을 통보했던 전례가 있어 유엔총회 불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불참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리 외무상이 불참한다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뉴욕 회담'도 불발된다.
유엔총회에서 북미 고위급 협상 대표의 만남이 불발되더라도 북미 실무협상은 성사될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최근까지 우리 군의 신무기 도입과 한미연합훈련 등을 이유로 대미·대남 비난을 이어가고 있지만 북미 대화엔 여전히 열려 있다고 강조해 왔다.
북미 간 뉴욕채널인 주유엔 북한대표부와 미 국무부간 소통 채널도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채널을 통해 북한이 미국에 만나자고 제안할 경우 실무협상이 곧바로 성사될 수 있다.
지난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이 김 위원장 중심의 권력체제를 공고히 하는 등의 내부 정리를 단행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 2월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후 흔들릴 수 있었던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력을 제도적으로 강화한 뒤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밟는 수순으로 나아갈 수 있어서다. 아직까지 북한 측의 뚜렷한 움직임은 없음에도 빠르면 다음달 실무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기대할 만한 그 외의 정황도 여럿 있다. 먼저 북한의 대미 협상팀 구성이 사실상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김명길 전 주베트남 대사가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로 나서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막후에서 협상을 지휘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북한이 최근 북미협상과 관련해 안전보장 문제를 일관되게 제기한다는 점도 협상이 임박한 징후로 꼽힌다. 북한이 비핵화의 상응조치로 요구할 의제와 입장을 정리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이런 추정이 맞다면 북한이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신중하게 선택한 휘 협상장에 등장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하노이 회담 이후 밝혀 온 트럼프 행정부의 ‘유연한 태도’도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미국의 입장은 큰 틀에서는 하노이 회담 당시와 변한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비핵화 최종상태를 합의하는 '큰 그림'(로드맵)을 그리고 상응조치를 협상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빅딜'이다.
미국 조야에선 하노이 회담 이후 '비핵화 회의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기회의 창이 열려 있는 시간은 제한됐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도 미 조야의 부정적 기류와 무관치 않다. 북한이 협상을 늦출수록 부정적인 대북 여론이 커지고 '외교적 해결'을 설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는 등 전향적 입장을 보일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경우 미국도 협상 과정에서 융통성을 발휘하는 '유연한 접근'을 강조해 온 대로 준하는 상응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
한편 우리 정부도 북미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외교적 접촉면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내달 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3일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과 한러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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