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넘긴 韓日…'남은 석 달' 외교적 출구 찾을까

[the300]"수출규제 철회"vs"지소미아 재검토"...간극·이견 크지만 외교 소통 이어가기로

【김포공항=뉴시스】 이윤청 기자 =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이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정한 아태 국장은 12일 일본 니가타에서 열리는 일본 지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국장은 이번 방일에서 물밑 접촉을 통해 현지 여론을 파악하고 일본 정부와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019.07.11. radiohead@newsis.com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첫 대화에서 간극이 재확인되면서 한일 갈등은 장기전으로 접어들었다. 

30일 한일 외교당국에 따르면, 양국은 전날 서울에서 열린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의 협의에서 상호 관심사와 핵심 쟁점에 대해 이견을 재확인한 채 헤어졌다. 그러면서도 각급 외교채널 간 대화와 소통은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실질적 진전이 없었다”면서도 “만나야 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있다”고 했다. 한일 외교국장급 협의는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가진 만남에 이어 9일 만에 재개된 것이다.

한일 갈등의 핵심 현안은 크게 강제징용과 수출규제, 지소미아 등 3가지다. 과거사에서 비롯된 갈등이 경제와 안보 등 전방위로 번진 상태다. 3가지 현안은 순차적인 인과 관계로 얽혀 있다. 지난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으로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섰고, 대응조치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나왔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대치 상황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강제징용 문제가 풀려야 접점 모색이 가능한 갈등 구조다.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과 수출규제는 각각 한일 외교당국의 협의와 수출관리당국간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국장은 전날 일본에 “수출관리 당국간 무조건적이고 진지한 대화가 조속히 성사돼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강제징용 협의와 별개로 일본이 일방적이고 부장한 수출규제(화이트리스트 제외)를 먼저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지소미아 관련 언급을 먼저 꺼낸 건 가나스기 국장이었다. 우리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수출규제가 철회돼야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재검토에 나설 수 있다”(이낙연 국무총리)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제징용과 관련해선 “‘1+1 기금안’을 토대로 협의하자”는 한국의 입장과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을 한국 정부가 시정해야 한다”는 일본의 주장이 여전히 맞서고 있다.

한일 외교당국은 각급 외교채널을 가동해 소통을 계속하기로 했다. 다음달에는 일본 도쿄에서 국장급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의 양자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번복을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나설지도 관심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포함해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유엔 총회에서 성사될 수 있다. 오는 10월22일 일왕 즉위식도 주목할 만한 변곡점이다. 대일 특사 파견 등의 소통 창구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가나스기 국장도 한일 국장급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올 가을로 예정된 다양한 외교 행사를 고려해 양측이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일간 입장차가 크고 감정의 골이 깊어 이른 시간 안에 타협점을 찾긴 어려워 보인다. 지소미아 종료 시점(11월22일)까지 남은 약 석 달의 기간이 외교적 출구 마련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9일 오후 한일 국장급 협의를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가나스기 겐지 국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북한 정세 등 양국간 현안을 논의한다. 2019.8.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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