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후 6개월 교착 막바지?…'북미협상 임박' 신호

[the300][런치리포트-북미협상 임박 신호]①北 무기시험 마무리?…29일 예의주시

해당 기사는 2019-09-05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북미 간 대화가 곧 전개될 것 같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 22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가장 먼저 꺼낸 말이다. 김 차장은 비건과의 대화에서 “이런 인상을 받았다”며 뚜렷한 근거는 대지 않았으나 북미대화가 "잘 전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복했다. 

김 차장의 낙관론 제시 이후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반년 간 열리지 않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도 오는 29일 예정된 북한 최고인민회의를 예의주시하며 북미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北 무력도발=신형무기 성능시험?…계획한 훈련 막바지 가능성= 북미 대화가 임박했다는 첫 번째 징후는 최근 북한이 집중적으로 실시한 신형 무기 발사 시험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 24일까지 약 한달 간 7차례에 걸쳐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와 대구경조종방사포 , 초대형 방사포 등의 신무기를 시험 발사했다.

지난 25일엔 하루 전 발사한 발사체를 '초대형방사포’로 지칭하고 "세계적인 최강의 우리 식 초대형방사포를 연구개발해내는 전례 없는 기적을 창조했다"고 자평했다. 시험사격을 지도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과 무기 사진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이달 초 흐릿하게 공개한 방사포 사진과 달리 선명한 화질로 자신감을 과시했다.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방사포는 직경, 사거리, 속도 등의 측면에서 기존 방사포보다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장엔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등장했다. 김 제1부부장은 선전 담당자로 김 위원장의 군사 일정을 수행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번 시험 발사가 북한 내부적으로 신무기 개발을 축하하는 행사를 겸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북한이 이달 진행된 ‘한미연합연습’을 빌미삼아 그간 개발해 온 재래식 신무기의 성능 시험을 집중적으로 실시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대형방사포'의 성공적 시험사격으로 일련의 테스트 과정을 마무리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북미 대화 국면이 시작될 경우 군사 행동에 제약이 생기는 만큼 실무협상 전 무기 시험을 실시하고 협상의 지렛대로 대미· 압박 메시지를 던지는 다목적 전략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북정책 핵심인사였던 앤드류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북한이 올 들어 첫 무력시위에 나섰던 지난 5월 한 포럼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배경과 관련해 "판을 흔들어보려는 것으론 보지 않는다"며 "미사일 개발 여부가 확인 안 된 상태였는데 대화가 재개되면 시험을 할 수 없어 이 기회에 한 걸로 안다"고 추정했다. 

【비아리츠=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폐막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질문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대해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 등을 들며 "김정은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국가를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2019.08.27.

◇北, 南에서 美로 비판화살 돌려…트럼프 "北엄청난 잠재력" 유화 메시지=
북한이 애써 자제하던 대미 비판을 최근 본격화한 점 역시 역설적이지만 북미 대화 임박 신호로 꼽힌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논평에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북한을 자위적 대응조치로 떠밀고 있다"며 정세 악화의 책임을 미국 정부에 돌렸다.

지난 23일에는 리용호 외무상이 담화를 내고 '대북제재 유지' 원칙을 밝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미국 외교의 독초"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한미연합연습 등을 이유로 남측을 비난해 오던 북한이 대미 비판을 재개하자 실무협상을 앞둔 제재 해제와 체제보장 등 '의제 설정' 차원의 사전작업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속되는 대북 유화 메시지를 발신도 북한이 조만간 대화 테이블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기자회견 중 이란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며 돌연 북한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하겠다"고 주제를 바꾼 뒤 "김정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한국 사이에 있다며 북한의 지정학적 이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가려면 기본적으론 항공편이 있지만, 사람들이 그것 말고도 관통해서 가는 다른 방법을 원하는데, 그건 철도다. 그밖에도 많은 것들이 북한에서 일어나기를 원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북한이 우선순위를 둔 철도연결 사업을 언급해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경제발전을 강조한 것이다. 

◇北 김정은 시대 첫 8월 최고인민회의…대미 메시지 발신?= 오는 29일 열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북미 대화 재개 여부를 가늠할 변곡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미·대남 공세를 이어온 북한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대외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최고인민회의 개최 시점이 먼저 눈길을 끈다. 북한 헌법에는 최고인민회의를 1년에 1~2회 개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그로부터 불과 4개월 만에 열린다.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후 2012년과 2014년에 최고인민회의를 각각 4월과 9월 두 차례 개최했다. 최고인민회의 8월 개최가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후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는 점도 이번 회의가 주목되는 이유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은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미국에 새 계산법을 요구하고 대화 시한을 연말로 제시하는 내용의 시정연설을 했다. 최고인민회의는 통상 법령 의결·조직개편 등 대내적인 이유로 개최되지만,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 형식을 빌어 대미·대남 메시지를 발신하는 기회로 활용했던 셈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최고인민회의 역시 내부적인 필요에 의한 행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다만 북한의 중요한 대외 메시지가 보완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경제, 교육 등 대내 의제를 다룰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 의제를 다룰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대의원에서 빠진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월 처럼 직접 등장할 가능성 보다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발언이나 대외 의제를 상정하는 방식으로 대외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날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4월) 최고인민회의 때 북미 관계와 관련해 북한이 대외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바가 있었다"며 "과거 상황들을 보며 이번에 최고인민회의를 예의주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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