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숨고르기'…한일 '외교적 돌파구' 마련하나(종합)

[the300] "내주 베이징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 조율"…文대통령 '대화·협력' 메시지 日호응 여부 주목

(방콕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악화일로였던 한일 갈등이 문재인 대통령의 74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계기로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면서 외교적 출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절제된 대일 메시지로 ‘대화’와 ‘협력’을 강조한 가운데 다음주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한일 양자회담이 성사될 전망이다. 고위급 외교 채널을 통한 접점찾기 노력과 함께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국제사회 여론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계기 '한일 양자회담' 추진 

외교부는 오는 20~22일 중국 베이징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정부는 오는 21일 열릴 것으로 알려진 3자 회담과 별개로 한일·한중 양자회담 개최를 조율 중이다. 앞서 한일 외교장관은 이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만남을 가졌으나 뿌리깊은 이견을 재확인하고 헤어졌다. 

이번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의 핵심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과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광복절 직후 동남아시아 등 제3국에서 개최를 검토했다 취소한 한일 외교 차관의 비공식 협의 등 양국간 물밑 접촉도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文 경축사서 "대화·협력" 유화메시지 숨고르기

치킨게임으로 치닫던 한일 갈등은 광복절을 전후해 ‘휴지기’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양국 모두에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로 한미일 안보협력과 동북아 안보 정세가 흔들리는 상황도 변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반일 메시지’를 자제하고 유화 메시지를 발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린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협상의 문을 활짝 열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에 대해 “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품이 넓고 통이 큰 비전을 제시했다고 본다”며 “일본과 명분·근거에 있어 우위에 있고, 해결의지가 있음을 강조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도 전날 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언급은) 한때의 발언과 비교하면 매우 온건해진 모양새”라고 평가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은 이날 “외무성 등 일본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대일 비판이) 억제적이었다, 분명히 톤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사 성찰·사과"VS"국제법 위반 해결" 이견 여전 

이런 상황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강경화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만남은 한일 관계의 풍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제징용 문제와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게 핵심 과제다.  

고노 외무상은 전날 순방 중인 세르비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징용공(강제징용) 문제의 국제법 시정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지도력(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징용 피해자 개인청구권 문제가 모두 해결됐으며, 한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사법부(대법원)의 강제징용 개인 배상 판결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직접적인 대일 비판은 삼가면서도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며 “일본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우리는 바란다”고 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진심어린 반성과 사과를 거듭 촉구한 발언이다.

◇G7 정상회의 앞두고 '日경제보복 부당성' 여론전도 병행

이번 만남의 결과가 24일이 시한인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과 28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정부의 대한(對韓)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조치 시행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커 보인다. 정부는 양국간 외교적 협의와 세계 주요국을 대상으로 자유무역 정신에 반하는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알리는 여론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순구 차관보와 윤강현 경제외교조정관 등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은 오는 24~26일 의장국인 프랑스 주관으로 대서양 연안의 휴양도시인 비아리츠에서 개최되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앞서 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 등 회원국을 직접 찾아 일본의 경제보복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G7 정상회담에서 회원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일방적으로 자국 입장을 대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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