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소정이]조국 '74억 사모펀드' 투자?…진보 향한 '위선 논쟁'

[the300]"사회주의 추구하다 '눈부신 변신'" 공세…역량 검증 장애물·소모적 정쟁 '우려'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이달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치권이 또 다시 ‘위선 논쟁’으로 가열될 조짐을 보인다. ‘여권 간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대상이다. 사회주의 관련 이력을 보유하고 약자를 대변해왔다는 진보 인사의 가족들이 수익 추구를 최우선하는 자본주의의 첨병 사모펀드에 고액 투자했다는 점이 주요 논란거리다. 

국회 제출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조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 2명은 7월31일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의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펀드에 74억5500만원 규모의 출자 약정을 했다. 조 후보자 가족 재산 56억4200만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현재까지 불법 행위는 입증되지 않았다.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에 따르면 조 후보자 가족이 현재까지 실제 납입한 금액은 모두 10억5000만원으로 파악됐다. 배우자 9억5000만원, 두 자녀 각각 5000만원이다. 계약 당시 추가 납입 계획이 없었고, 계약상에도 이같은 의무는 없다고 준비단은 설명했다. 공직자의 펀드투자 자체가 불법도 아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차익 실현 가능성도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사모펀드는 일명 ‘블라인드 펀드’로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우량 종목 등에 투자한다. 부당한 방법으로 추가 투자자금을 조달할 이유도, 수익을 위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할 여지도 없다는 게 청문회 준비단 해명이다.

그러나 ‘위선 논쟁’은 남는다. 야권은 조 후보자가 1993년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에 연루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유죄 판결 받은 점에 주목한다. 자본주의를 비판했던 인사가 실상 자본주의 체계에 순응해 돈 벌기에 힘썼다는 주장이다. “조 후보자가 ‘사노맹’으로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하다가 사모펀드로 자본주의적 재테크를 했다 하니 눈부신 변신”이라는 비판이 이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이같은 위선 논쟁이 역량 검증을 가로막고 소모적 정쟁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지난 4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배우자와 불공정 주식거래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집중 공세를 받았다. 역량보다 부부의 주식 재산 가치와 거래 건수 등이 집중 공세를 받았다. 현재까지 해당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고 한국거래소는 이달 6일 이 재판관 부부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내 검찰 등 사법당국의 수사만 남은 상태다. 

비정치인에 대한 위선 논쟁도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진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지난 6월 1550만원의 ‘고액 강연료’로 정치권의 공세 대상이 됐다. 보수 야당 등은 김씨가 '정의의 사도', '개념있는 연예인'이라는 칭송을 받으면서 한편으로는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고액 강사료를 챙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 역시 불법행위가 입증된 바는 없고 김씨 지지자들은 시장 논리에 따른 적정 대가 지급을 문제 삼는다며 비판 여론에 맞섰다.

물론 국가적 책임이 큰 자리에 오를 사람을 국민 눈높이에서 검증해야할 국회 청문회 특성상 위선과 이중성 논란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정책과 능력 검증이 사라지는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관계자는 “과거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내각 논란처럼 공직자 재산은 항상 정치 공세 대상이 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 체계에서 능력 있는 인물이 상대적으로 부를 형성할 확률이 높다”라며 “이제는 진보·보수 모두 건강한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만큼 합법적인 재산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2016년 11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김제동과 청년이 함께 만드는 광장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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