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택배노조 유니클로 배송 거부, 헌법상 소비자 권리 침해?

[the300]"소비자 불편 있으나 권리 침해 단정은 비약… 불공정 거래 중단이라 보기도 어려워"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을 위해 유니클로 배송 거부를 선언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대해 “타인의 헌법상 경제적 자유를 마구 침해한다”며 “담합을 해서 개별 소비자들의 소비자 선택권, 경제적 자유를 억압한다”고 비판했다. 택배노조가 소비자 선택권을 억압한 것은 과연 사실일까?


[검증대상]

 

택배노조의 유니클로 배송 거부가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억압하는지 여부


[검증방법]


노동법··소비자기본법 및 노사관계·쟁의 연구자들의 분석 종합 

 

[검증내용]

 

◇소비자 권리 침해, 여지는 있으나 단정은 어려워

 

소비자 권리는 현행 헌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학계 다수 의견은 헌법 해석 상 기본권으로 인정한다. 또 올해 시행된 소비자기본법 4조에선 기본권 항목을 규정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택배노조의 유니클로 배송 거부로 소비자가 불편을 겪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소비자 권리 침해’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맹수석 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배송이 지연되는 피해가 있더라도 사회‧공익적 차원의 운동이라고 정당화될 여지가 크다”면서 “비교형량 차원에서 수용범위를 넘은 소비자 권리침해라 단정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은 “배송이 늦어 불편할 수 있으나 그걸 바로 권리 침해라 보는 건 논리적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원천적으로 물건을 못 받는 상황이라 볼 수 있냐”고 반문하며 “권리 침해를 따지려면 물건을 못 받게 된 소비자가 이후 적절한 보상을 받는지 여부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택배노조가 배송 거부한 물품들은 비(非)노조 기사들이나 배송업체가 직고용한 기사들이 배송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배송거부한 유니클로 제품들은 직고용 기사들이 배송하는 것이 맞나"는 질문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상 불공정 거래중단으로 볼 수 있나?

 

전문가들은 경제적 자유 침해 여부를 두고 소비자 차원뿐만 아니라 ‘공정거래’ 차원에서 따져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택배업 종사자의 경우 '특수고용노동자'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았으나 근로기준법 상으로는 근로자가 아니다. 이들은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경우가 많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조가 택배사를 굴복시키려는 게 아니다”라며 “노동쟁의‧불매운동이 아닌 공정거래와 관련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택배노조가 택배산업에서 시장지배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일반 공정거래법으로 봤을 때는 불법 여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을 연구해온 홍명수 명지대학교 법학과 교수도 “택배노조가 사업자성을 갖는다고 전제한다면 불공정 거래중단인지 따져 볼 수 있다”며 “시장 지배력이 크지 않아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택배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조합원 수는 2500여 명으로 이는 전체 종사자의 5% 정도에 불과하다.


오승한 아주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담합 처벌 시 경제적 이익취득 목적인지를 따진다"며 "이 경우는 정치적 의사의 표현이라 독점법 상 처벌 사항이 안된다"고 분석했다. 

    

[검증결과]

 

택배 노조의 배송 거부로 소비자가 불편을 겪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안이 소비자 권리 침해와 직결되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택배노조의 경우 시장지배력이 작아 배송거부를 시장질서 왜곡의 불공정 거래로 보기도 어렵다. 


[이것도 궁금해요]


택배 노조 배송 거부, 노조권 남용인가? 


이 의원은 택배노조 배송 거부를 “명백한 노조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린다. 


현행법은 ‘근로조건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쟁의만을 허용한다. 한만주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조는 조합원 복지증진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것”이라며 “특정 상품을 배송 안하겠다는 게 정상적 노조활동 범위 안이냐 의문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택배노조의 단체행동에 대해 “국민정서상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법리적 명분 측면에서 약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특수고용노동자를 연구해온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택배노조는 현재 노조로 완벽히 인정이 안된 상황"이라며 "노조 인정도 못받는 상태에서 노조권 남용 여부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2017년 11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을 인정 받았으나 현재 단체교섭의 상대가 명확히 지정되지 않고 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을 교섭상대로 지목했으나 대한통운은 택배노조 설립 인정과 관련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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