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최고위원의 호소…"황교안, 함께 일본과 싸우면 중도층 몰려간다"

[the300]설훈 "日수출보복 조치, 제 2 강화도 조약…이번엔 안 통한다"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인터뷰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한국당이 힘을 합쳐 일본과 싸웠다면 중도층이 몰려갔을 것이다.”

답답함을 토로한다. 내부전투로 인해 ‘경제 한일전’에 전력을 다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다. 힘을 합치면, ‘친일 프레임’에서 벗어난 한국당에 중도층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라 조언도 한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을 가장 먼저 제출한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목소리다.

설 의원은 지난 2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경제 한일전’ 국면에 대한 한국당의 이해가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내부 통합 없이 외침을 이겨낼 수 없다는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설 의원은 “이제 내부 전쟁은 그만하고 밖의 적과 싸우자고 해야 국민들이 지지한다”며 “내가 황교안 대표라면 이 기회를 활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좋아할 일은 아니나 힘을 합치는 과정에서 한국당이 지지를 받는다면 괜찮은 일”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를 향해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일본 정부의 조치를 ‘제 2의 강화도 조약’으로 규정하고, 일본이 1980년대 미국에게 받았던 경제 보복 조치를 한국에 되풀이한다고 꼬집었다. 양국의 경제 격차가 상당 부분 좁혀졌다며 이번 수출규제 조치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남북 경제협력이 장기적으로 일본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미는 물론 남북 관계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봤다.

다음은 설 의원과 일문일답

-7월12일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서 가장 먼저 냈다.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분석한다면.
▶부당하다. 일본에 자해적 결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객관적 사실이다. 이번 조치가 대법원이 일본에 강제 징용 배상하라고 판결한 것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강제 조치하면 신뢰가 깨지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말이 안 된다. 국가 대 국가 차원으로는 1965년 한일 협정으로 정리했다고도 볼 수 있으나 징용인, 위안부 등 피해 입은 국민에 대해선 배상책임이 있다.

일본은 또 한국 정부가 신뢰를 깨뜨렸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삼권 분립이 된 나라다. 사법부가 내린 결정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이제와서 안보 문제를 삼고, 북한에 대해 어떻게 했다는 말이 안되는 소리를 하고, 본인들이 밀수출한 것이 드러나니까 이 얘기는 또 안한다. 일본이 내세울 수 있는 논리가 굉장히 박약하다.

-일본이 자국에도 피해가 되는 조치를 왜 한다고 생각하나.
▶단기적으로 일본의 정치적 상황을 좋게 만들려는 부분이 있다. 참의원 선거 승리와 평화 헌법 개정이다. 큰 계획도 있다. 1965년 한일협정 이후 우리와 일본 간 경제 격차가 급속히 줄어든다. 지금 1대3 수준이다. 협정 당시 1대17 정도였다. 턱 밑까지 좇아오자 일본은 초조함을 느낀다. 일방적 우위였는데 한국이 경제적으로 급성장했고 민주주의도 이뤘다. 큰 틀에서 남북관계도 좋아진다. 아베 정권이 극우적 시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은 두려운 경쟁 상대가 됐다.

일본이 미국에 당한 게 있다. 70~80년대 일본이 경제적으로 솟구쳐 오르면서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에도 물가 상승가 상승하는 현상)에 빠졌다. 당시 일본이 엔화를 기축통화로 만든다는 말까지 나왔다. 미국 입장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밟아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일본의 미국에게 당한 것을 그대로 우리에게 한다는 판단인가.
▶그렇다. 미국이 플라자 합의를 통해 엔화를 대폭 떨어뜨렸다. 그 때부터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다. 일본이 이것을 ‘벤치마킹’ 한다고 본다. 한국이 자기와 대등한 위치까지 올지 모르는 두려움이다.

그러나 안 통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역사적 배경이 다르다. 우리는 일본에 지배를 당했고 일본은 미국에 전쟁을 걸어서 졌다. 우리는 지배를 당한 입장에서 절치부심하는 민족이고 어떻게든 일본에 지지 않는다는 국민 정서가 있다. 더욱이 우리는 올라가는 추세고 일본은 정체된 상태다. 남북관계까지 좋아지면 훨씬 더 급성장할 것이다.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인터뷰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자유한국당의 대응 방식에 대해 평가해 달라.
▶한마디로 어리석다. 기본적으로 이 상황을 잘못 인식하고 있다. 일본의 부당한 경제 침탈에 대해선 모두가 안다. 외침을 당하는 상황이다. 우리 내부의 통합이 안 되면 외침을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이제 내부전쟁 그만하고 밖의 적과 싸우자’는 식으로 가야 국민들이 지지한다. 제가 황교안 대표라면 이번 기회를 활용했을 것이다. 중도층이 몰려갈 가능성이 있었다. 민주당이 좋아할 일은 아니나 힘을 합치는 과정에서 한국당이 지지를 받는다면 괜찮은 일이다. 그런데 한국당은 일본에게 한 마디도 안하고 문재인 정부를 공격한다.

-새 시대, 새로운 한일 관계에 대해 전망한다면.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아베 구상 아닌가. 잘못된 판단이다. 평화헌법을 지켜내면서 ‘전쟁 안 하는 나라’로 가면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 군대는 필요악이다. 이 점에서 일본은 전후에 혜택을 받았다. 군대를 안 가지면서 경제 성장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다. 일본에겐 행운이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 침탈 과정을 겪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다. 일본은 초조하고 불안하다. 하지만 함께 가자고 해야 한다. 신흥 국가의 성장은 세계적 추세이고 인류 발전에서 필연적이다. 어느 일방이 갖던 지식과 행운에 의해 일본이 일찍 개항·개화했고 앞서갔으나 이젠 우리가 가진 조건으로 따라가는 상황이 됐다. 향후 동등한 지위에 올라설 것으로 본다. 이것을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게 좋다.

-남북 경제협력이 국내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최근 박금희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만나셨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가 유효한데, 향후 남북 경협이 나아갈 여지가 있나.
▶미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는 궁극적으로 쉽게 되는 문제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하겠다고 선언했고 전세계가 바란다. 구체적인 방법에 달려있다. 미국은 한꺼번에 다하자는 ‘빅딜’을 얘기하나 그 안에도 과정이 있다. 핵 제거는 ‘스몰딜’로 할 수밖에 없다. 빅딜을 해도 핵을 다 들어낸다는 게 하루만에 되나. 결국 빅딜과 스몰딜은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미국이 하자고 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역시 미국 대선이 중요하다. 내년 11월이 선거니까 내년 10월로 데드라인으로 잡고 있을 것이다. 그 전에 수교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도 못 하던 것을 내가 다 했다, 노벨평화상 받아야할 사람 아니냐’는 식으로 나올 것으로 본다.

[주요이력]
△경남 창원 출생(1953년)
△마산고등학교
△고려대학교 사학 학사
△김대중 총재 보좌관
△새정치국민회의 기획조정위원장
△제15~16대 국회의원(서울 도봉구을)
△제19대 국회의원(경기 부천시원미구을)
△제19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제20대 국회의원(경기 부천시원미구을)
△제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상임의장(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현)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인터뷰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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