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특혜? 전문연구요원 폐지 논란'…국방부 "대체복무 감축, 어쩔수 없다"

[the300]국회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 토론회 개최…"과학기술계 인재유출 우려"

국방부가 이공계 석박사 졸업생의 대체복무제도인 '전문연구요원(전문연)' 정원을 대폭 축소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학기술계를 비롯해 정치권에도 파장이 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는 현재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며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이 확산 중이다. 

국방부는 병역자원 부족을 이유로 매년 2500명씩 선발하는 전문연 정원을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여 2024년까지 50% 이상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국방부는 2016년에도 전문연을 포함한 대체복무제도 축소계획을 밝혔다가 논란이 커지자 한 차례 철회했다. 

◇공동성명에 서명운동까지…거세지는 이공계 반발=전문연 축소계획이 알려지자 가장 먼저 반발이 나온 곳은 과학기술계 현장이다. 이공계 학생을 비롯해 교수 모두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고려대‧서울대‧연세대‧포항공대‧KAIST‧UNIST 총학생회 등은 '전문연 감축 대응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전문연 축소계획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특위는 향후 서명운동 결과를 모아 국방부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전문연 특위는 성명서에서 "전문연 제도는 1973년 도입된 이래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국방력 향상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현대의 국방력은 군사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사병 몇천 혹은 몇 만명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보다 국방기술력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AIST‧GIST‧DGIST‧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과기원) 교수협의회와 교수평의회도 성명을 냈다. 이들은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 후학 양성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과기원 교수로서 전문연 제도가 폐지될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제도의 감축이나 폐지는 이공계 연구실의 연구 능력과 중소기업의 고급기술인력 확보, 국가경쟁력 모두의 약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전문연구요원 제도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23일 국회에서 열렸다./사진=이지윤 기자
◇전면 나서는 과방위…"과학기술도 국방력"=정치권에서는 특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반발이 거세다. 과방위 소속 여야는 한목소리로 전문연 축소계획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연 축소계획이 자칫 과학기술계 인재양성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이유다. 이에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3일 '전문연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해 전문연 관계부처인 국방부‧과기부‧교육부의 의견을 청취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과방위 소속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과학기술계 연구현장에서나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계에서나 산업계 인력확보에 있어서나 전문연의 순기능이 크다"며 "국방력의 강화를 위해서도 우수연구와 과학기술 역량이 함양되기 위해 인재가 줄곧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방위원장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국방이 인해전술로 되는 게 아니라 과학기술 경쟁력이 국방이 되는 시대"라며 "병력확충을 위해 전문연 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국가기간인재양성이라는 가치도 함께 갈 수 있도록 합리적인 방안이 논의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군복무 형평성 필요" vs "연구인재 해외유출"=전문연 축소계획을 두고 국방부와 과기부는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방부는 국가병력이 감축된 만큼 전문연을 포함한 대체복무 정원 감축도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날 토론회에서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개혁에 따라 군 규모를 50만명으로 줄이면서 설계한 안이 대체복무 감축과 현역판정률 상승"이라며 사실상 대체복무제도 축소계획을 검토 중임을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봤을 때 대체복무 감축이 어쩔 수 없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관계부처와 소통해 안을 만들어낼 것이다. 전문연 제도를 보고 박사과정에 오신 분들은 정책의 갑작스런 전환으로 피해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과기부는 "병역자원 부족을 전문연 등 대체복무 감축으로 단순하게 한다면 앞으로 인구감소가 심화될 경우 똑같은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며 "국가 전체적으로 소프트 파워가 제고되는 경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체복무제도 축소계획 반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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