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vs 국비…이·통장 월 수당 인상, 결론 못낸 여야

[the300]행안위, '통장' 법적 근거 마련에는 여야간 잠정 합의…유네스코 국가기록유산센터 설립법 의결

/사진=머니투데이DB

당정이 15년 간 동결 상태였던 마을 이·통장의 월 수당을 인상하기로 하고 국회가 23일 관련 법 개정에 나섰지만 여야 간 방법론 논쟁만 주고 받다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장·통장 운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과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지방자치법 일부개정안 11건을 상정해 처리 여부를 논의했지만 의결은 미뤘다.

이날 상정된 법안들은 지방자치법에 규정된 이장의 설치·운영 법적 근거에 더해 통장의 설치·운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현재 각 지자체의 리 단위에는 이장을 둘 수 있게 법에 규정돼 있지만 통 단위 지방자치 조직에 대해서는 법 대신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통해 운영 근거를 두고 있다. 발의안들은 이장과 통장 모두에 지방자치법상 근거를 마련해 처우를 법적으로 보장하자는 취지의 법안들이다.

이날 행안위 법안소위 위원들은 통장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하자는 데에는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통장의 지위를 어떻게 향상할지 방법론을 놓고 여야간 논쟁을 벌였다.

핵심 쟁점은 여당이 지난달 당정협의를 통해 밝힌 이·통장 월 수당 인상 문제였다. 지난달 13일 당정협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1월부터 이·통장 월 수당을 현행보다 10만원 인상한 30만원으로 협의했다. 물가 인상에도 15년째 월 20만원에 묶여있던 이·통장 기본수당을 현실화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당도 이·통장 기본 수당을 현실화하자는 데에는 동의했다. 다만 수당 인상 재원을 지방자치단체 예산(지방비)으로 하려던 당정과 달리 한국당 의원들은 이를 국비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방 재정에 부담을 주기보다 국가 예산으로 이·통장 수당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홍문표 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말 올해 예산 심사 과정에서 여야 행안위원들이 합의해 이·통장 처우 개선에 국비 2641억원 지원을 정부에 요청한 일이 있었다는 점을 떠올렸다.

홍 의원은 "당시 기획재정부 반대로 행안위 전체 의견이 묵살됐다"며 "통계를 보니까 지방비가 줄어들고 있어 공무원 월급 주기도 힘들다는 현실을 얘기하는데 이를 지방비로 충당하자는 것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행정안전부와 기재부는 모두 지방비로 예산을 충당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윤종인 행안부 차관은 "이·통장 사무 28건 중 25건이 지자체 사무"라며 "지방 재정 여건이 개선된다는 전망도 있어 지방비로 충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기재부 입장"이라며 부처 간 협의 결과를 밝혔다.

여당은 야당에 지방비로 이·통장 수당 예산을 충당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통과시키자고 촉구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정협의 전에 정부가 각 지자체에 원하는 월 수당 상한액을 전수조사해 월 30만원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정부에 야당 의원 설득을 촉구하기도 했다.

윤 차관은 "예산 편성 기준을 6월 말까지 확정해 지자체에 통보해야 했다. 지자체 부담을 감안 안 할 수 없어서 의견 수렴을 한 결과다"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와 정부는 △이·통장의 임기와 정년 △상해·사망시 보상 내용 △정치적 중립 등 이·통장의 의무사항 규정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이·통장 연합회의 법적 근거 마련 등 관련 법안 12건의 세부사항은 법률보다 시행령으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중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대표발의안 내용인 이·통장의 정치적 중립이 또 다른 쟁점으로 부각됐다. 정부는 관련 규정이 공직선거법에 이미 있기 때문에 개인인 이·통장의 정치적 자유라는 헌법의 기본권을 제한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여야는 의견이 엇갈렸다. 여당에서는 이재정 의원이 "직을 수행함에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것은 입법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은 홍 의원이 "이·통장은 행정 보조자인데 정치적 중립을 하라 마라 묶을 수 없다.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말했다.

행안위 법안소위는 이날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를 설립하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정부안)과 재산세 경감 토지의 세율을 조정하는 지방세법 일부 개정안(홍익표 민주당 의원안)만 가결하고 나머지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행안위 법안소위는 노조 활동으로 해직된 공무원의 복직을 위한 '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등의 복직 등에 관한 특별법' 등도 논의했지만 이견 차만 확인했다. 유관순 열사에게 1등급 서훈이 추가 수여된 것처럼 독립운동가 훈격 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상훈법 일부개정안도 계속 심사하기로 했다. 1세대 1주택자에게 주택 보유 기간별로 지방세를 감면해주도록 하는 지방세법 개정안도 처리가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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