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 청문회 된 대정부질문…"추경에 1200억 추가 반영"

[the300]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낙연 "소재부품 확보 어느정도 해둬, 상황 악화도 나름대로 대비"

이재원 기자, 세종=박경담 기자, 안재용 기자, 강주헌 기자 | 입력 : 2019.07.10 17:18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기선 자유한국당 의원의 경제분야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수출규제)에 따른 기업 지원책으로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최소 1200억원을 추가 반영하기로 했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장비를 국산화하는 수출규제 대응사업을 위한 예산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산업적 측면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 지원 예산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몇 개월이라도 빨리, 최소한 1200억원을 국회에 정중히 요청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야당이 재해추경 우선심사 원칙을 내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야당 의원들께서도 이번 경제마찰의 위중함을 알고 계신다"며 "이것이야말로 재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대정부질문 질의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와, 이에 대한 정부의 판단과 대책을 묻는데 집중됐다. 이 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같은 의원들의 질문에 기업들이 소재부품 확보에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데다, 재고 부문에 있어서도 몇 개월의 여유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기업들이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나름대로 오래전부터 준비해오고 삼성전자도 많은 돈을 투자해 대비하고 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기업이 소재부품 확보에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관련 기업들이 이미 준비했지만 현재 문제되는 소재들이 보관상 제약이 있어 다량의 재고를 확보해봤자 한계가 있다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우도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홍 부총리도 "삼성전자가 기존에 완성된 반도체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는 김병욱 의원의 질의에 "저희가 확인한 결과 (삼성전자의 경우) 완제품 재고는 몇 개월 여력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가 지속될 경우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은 부정하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기업이 걱정하는 것은 거기(완제품)에 들어가는 소재부품이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장기화되면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단순 반도체 완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뿐 아니라 협력업체인 소재·장비 업체들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국을 향한 일본의 수출규제(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가 본격화되자 반도체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이다.

이 부총리는 일본의 추가제재와 같은 상황 악화에 대해 "일본이 만약 추가조치를 취한다면 어떤 분야일지 저희도 많은 가능성을 보고 나름 준비하고 있다"며 "우선 수입처 다변화, 국내 생산역량 확충, 국산화 촉진 등을 해가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부품소재장비 산업에 대한 획기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총리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관련 예상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었다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언급에 대해 "정책실장으로서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리는 "(정부 차원) 산업 TF(태스크포스)에서 지난해 10월말 (징용 피해보상 관련)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측 동향에 관한 여러 징후들을 공유해왔다"고 밝혔다. 정부차원에서 일본 제재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최신뉴스

전체기사보기

베스트클릭

  1. 1'175석' 민주당, 국회의장+법사위원장 요구…원구성 난항 예고
  2. 2"제1 적대국" "주적" 북한 말폭탄…'중동 위기' 남의 일 아닌 이유
  3. 3'태풍이 된 남자' 조국 현상의 3가지 이유
  4. 4"군대 가기 싫어" 여친도 도왔다…적발된 169명 수법 보니
  5. 5"군대 가기 싫어"…없던 '뇌전증·우울증' 등 만든 159명의 최후
  6. 6[영상]북한 침투했던 그 무인기…표적 찍자, K9 포탄 140발 '쾅쾅'
  7. 7'AI·우주·반도체' 등에 올해 4000억 투자…K-방산 수출 뒷받침
  8. 8'채상병 특검 논란' 속 해병대 75주년…사령관 "거친 파도 이겨내자"
  9. 9與 유용원 "국방안보에 청춘 바쳐…31년 전문성으로 승부"
  10. 10北, 이란처럼 드론·미사일 섞어 보내면?…"공격 탐지·요격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