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예결위원장 김재원'으로…친박·비박 계파갈등 재현되나

[the300](종합)원내지도부 '경선 강행'…황영철, 반발 끝에 퇴장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국회예결특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공개발언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후보자로 김재원 의원을 선출했다. 예결위원장자리를 두고 김 의원과 각축을 벌인 황영철 의원은 '경선 강행'이라는 원내지도부의 방침을 거부하고 경선 직전 자리를 떴다. 한동안 잠잠했던 당내 계파갈등이 이번 예결위원장 경선으로 다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국당 몫인 예결위원장 후보자로 김 의원을 선출했다.

김 의원은 당 예결위원장 후보자에 선출된 뒤 황 의원을 의식한 듯 "여러가지로 마음이 무겁다"며 "당 원내 전략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예결위가) 우리 당이 정부여당과 싸울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라는 생각에 경선을 끝까지 주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통상적으로 여당 의원들은 지역 예산이라든가 당의 정책에 부합하는 예산을 편성해서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야당은 그런 통로가 전혀 없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 예결위원장으로서 정부 담당자에게 (야당)의원들의 의정활동 관련 예산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안이 여야 협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국회예결특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공개발언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황 의원은 의총이 시작할 때부터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으나 원내 지도부가 이를 제지했다. 공개 발언을 하지 못하고 비공개 회의로 전환된 뒤 원내 지도부는 경선을 강행했다. 

황 의원은 경선 시작 전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황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경선을 수용할 수 없다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며 "나 원내대표가 그 측근을 예결위원장으로 앉히기 위해서 당이 지금까지 지켜왔던 원칙과 민주적 가치들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이런 사례는 향후 한국당이 원내 경선 등 여러 합의와 조율 사항들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시키는 대단히 잘못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저는 이 선례를 만드는 당사자가 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제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의원직을 상실할 것이라는 얘기를 하는 등 동료 의원을 밀어내기 위해서 가장 추악하고 악의적인 사안으로 왜곡시켜서 자신들의 지지 동기를 밝혔다"며 "동료애가 있으면 할 수 없는 저질스럽고 추악스러운 행위"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원내 합의대로라면 황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 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 시절 상임위원장 직을 배분하면서 외교통일위는 강석호·윤상현, 보건복지위는 이명수·김세연, 국토위는 박순자·홍문표, 산업위는 홍일표·이종구, 예결위는 안상수·황영철 의원이 1년씩 차례로 맡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황 의원은 지난 2월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받았다. 빠르면 이달 말로 예상되는 대법원 판결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김재원 의원이 이 점을 노리고 경선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상임위원장 결정 당시 검찰기소로 당원권이 정지돼 상임위원장 배분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국회예결특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 비공개 전환 직후 예결위원장 경선을 거부하고 의총장을 떠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이번 예결위원장 직을 두고 벌인 두 의원 간의 다툼으로 '비박(비박근혜)'과 '친박(친박근혜)' 등 계파갈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황교안 당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친박계 김 의원의 영향력이, 원내 지도부가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한 것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황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로 비박계로 분류된다.

황 의원은 "계파의 본색이 아주 온전히 드러나는 상황을 목도하게 돼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이번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가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원내대표 경선 당시 후반기 예결위원장도 (제가) 원만히 수행하도록 하는게 맞다고 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당내 투쟁을 예고했다. 황 의원은 "지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현 바른미래당 의원)를 (친박계가) 내쫓을 때와 같은 그런 데자뷰"라며 "내년 총선과 공천을 앞두고 일어날 수 있는 전조를 보이는거 아닌가 우려가 든다. 그걸 막기 위해서도 정말 싸워야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저를 도와주신 의원들과 떨어질 수 없다"며 탈당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가지로 송구하지만 당은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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