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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원내 5개 정당 정책연구소 수장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사진=국회 제공 |
정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정책연구원이 국회의 한 축으로 발돋움했다. 국회 미래연구원(미래연)과 5개 정당 정책연구원이 '국회 신뢰도 제고 방안' 연구를 시작으로 공동연구에 착수한다. 실무협의체 구성을 통한 추가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간 '은둔의 부설 기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대외적으로는 아무 존재감이 없던 집단이 정책연구원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이 연구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책개발이나 연구 활동 등 업무가 정적이었던 탓에 활동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2일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회동에서 공식화한 공동연구를 기점으로 정책연구원이 국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대폭 강화됐다는 평가다. 공동 정책연구는 물론, 국회 시스템 전반에 대한 연구까지 진행하며 정책 기반을 다루는 기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문 의장도 이날 회동에서 "당의 정책브레인들이 모인 만큼 여기서 합의하면 국민적 합의와 대동소이하다고 무방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미래연과 5당 정책연구원은 추후에도 실무협의체를 가동해 추가 연구 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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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해찬 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
정책연구원들의 이같은 성장과 상호 협력에는 지난 5월 민주연구원(민주연)으로 취임한 양정철 원장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양 원장은 부임 이후 전국을 돌며 시·도 싱크탱크들과 정책협약을 체결하는 등 기존 원장들과 다른 광폭행보를 보였다.
국회, 그것도 정당 안에만 머물렀던 연구원이 외부 싱크탱크와 연계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정책연구원의 가능성을 보였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양정철 효과'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김민석 전 민주원장이 2017년 8월 야4당 연구원장에게 협력 사업을 제안했다가 여의도연구원 등의 난색 표시로 실패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양 원장의 광폭행보로 민주연이 주목받으며 대척점에 놓인 한국당의 여의도연구소(여연)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양 원장보다 두 달 먼저 연구원장에 취임한 김세연 의원의 행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 의원은 원장에 취임한 뒤 영등포 당사에 있는 기존 사무실 외에 공유오피스 위워크(Wework)의 6인실 사무실을 두 달 기한으로 계약해 화제를 모았다. 20~40대를 대상으로 하는 토크콘서트도 진행 중이다. 연구원 내부적으로는 수평적 호칭을 도입하는 실험도 하며 분위기 쇄신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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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이기범 기자 |
이 외 바른미래당의 바른미래연구원(홍경준), 민주평화당의 민주평화연구원(천정배), 정의당의 정의정책연구소(김정진) 등도 정책 경쟁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찬 자리에도 함께했다.
올해 1월부터 논의됐지만, 지지부진했던 공동연구가 이날 공식화한 것도 양 원장과 김 원장 덕이라는 평가다. 김 원장은 지난달 "여연을 비롯한 국회 교섭단체 소속 싱크탱크가 다 함께 참여하는 업무협력을 체결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양 원장의 서울연구원과의 협약에 대한 '견제구' 성격의 제안이었지만, 이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이날은 협력을 약속했지만, 총선 정국에서 정책연구소간의 정책대결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날 회동 후 김 원장은 '양 원장이 민주연을 총선 병참기지로 삼겠다고 했다'는 질문에 "여연은 한국당의 혁신본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얘기를 전해들은 양 원장은 "그게 더 멋지고 김 원장이 부럽다"며 "우리는 뒤에서 공급하고 백업하는 병참기지인데, 혁신본부는 깃발을 들고 앞에 나가는 건데 더 멋있어 보인다"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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